'유전' 15만 떼비병..극장가 공포 신드롬 지핀 무서운 이유

에디터 용원중 입력 2018. 6. 1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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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레전드’ 탄생을 알리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유전’(감독 아리 애스터)이 개봉 12일 만에 15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름 극장가에 공포영화 신드롬을 일으키는 이유를 살펴밨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유전’은 누적 관객수 15만3명을 찍었다. ‘유전’ 제작사인 A24 작품들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데 이어 최고 흥행 성적까지 기대하게 만든다.

할머니가 시작한 저주로 헤어날 수 없는 공포에 지배당한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유전’은 공포영화 장르 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전적이면서 우아한 오컬트(초자연적 현상) 영화이자 신랄한 호러물로 평가 받는다. 촬영, 음악, 미술 등 모든 영화적 장치를 동원해 한 가족에게 잉태된 비극적 공포를 완성했다.

기존의 공포영화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섬뜩한 장면이나 음악효과로 공포감을 주는 것과 달리 ‘유전’은 뛰어난 연출력만으로 역대급 공포감을 조성한다. 여기에 악령이 유전돼 탄생하는 과정을 아리 애스터 감독의 치밀한 구성력으로 담아낸 각본과 촬영기술이 압권이다. 가족처럼 선택의 여지 없이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란 메시지는 영화를 무섭게 관통한다.

이동진 평론가는 최근 GV에서 “영화의 첫 장면부터 끝날 때까지 등장하는 미니어처들은 과거의 일과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통제하고자 하는 심리적 장치이자 가족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악령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장면에 담긴 다양한 메타포와 디테일한 설정들을 해석하기 위해 자발적인 재관람 패턴을 보이고 있는 관객들은 “곱씹을수록 소름이 돋는다” “3번째 보러 갔는데 봐도 봐도 새롭다” “두 번 보고 싶게 만드는 모든 것이 훌륭한 영화” 등의 소감을 내놓고 있다.

 

 

특히 엄마 애니로 분한 토니 콜렛은 희대의 광기 어린 연기로 화제다. 다정했던 엄마의 모습에서 몽유병으로 늦은 밤, 아들 피터의 방에 들어가 “난 널 낳을 생각이 없었어”라고 내뱉으며 입을 틀어막는 싸한 반전은 놀라운 충격을 전한다.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으나 자신의 엄마에게 떠밀려 하는 수 없이 엄마가 되어버렸다는 애니의 공포스러운 고백은 소름을 유발한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열일 하는 호주 출신 여배우 토니 콜렛은 이 작품에서 얼굴 근육 전체를 활용해 진폭 넓은 감정을 드러낸다. ‘뮤리엘의 웨딩’(1994)에서 여성의 자각과 성장을 함박웃음으로 그려냈던 그녀의 눈부신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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