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칼럼]'콰이어트 플레이스', 주인공들은 양말을 신었어야지! 그렇지 않아요?

에그테일 2018. 4.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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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테일 에디터: 번역 Tomato92, 편집 Jacinta)

*벌쳐(Vulture)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번역한 콘텐츠를 편집한 글입니다. (written by 카일 뷰캐넌)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허구임을 알면서도 실제처럼 받아들이고 몰입하게 된다. 공포 영화는 이 같은 ‘불신의 유예(suspension of disbelief)’를 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공포 영화 주인공들은 금지된 구역에 들어서거나 혹은 답답할 정도로 움직임을 거부해 답답함을 불러온다. 그 순간 관객들은 "그곳에 들어가지 마!", "조심해!", "왜 밖에 나가지 않는 거야?"라는 절망의 신음을 내지르며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

체험형 공포를 선보인 [곤지암]의 열풍이 잦아들 무렵, 해외에서 호평 세례가 쏟아지는 존 크래신스키의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개봉했다. 숨조차 내쉬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탄탄한 긴장감을 조성해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훌륭한 영화라고 평가하지만, 일부에서는 제작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개인적으로 그들의 의문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영화의 주인공 '애보트 가족'은 재앙이 닥친 세상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로부터 살아남고자 그들만의 생존 규칙을 철저히 따르며 살아간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내도 괴물이 습격할 수 있는 이 위험한 세상에서 에밀리 블론트가 연기한 '에블린 애보트'는 임신을 한다. 이미 뼈아픈 경험을 한 적 있는 그들이 또다시 임신을 하는 게 과연 말이 되는가? 강한 서스펜스를 얻을 수 있겠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소리에 민감한 괴물에게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는 수도 없이 위험천만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괴물은 대체로 놀라운 속도로 움직이는데, 어느 순간 믿지 못할 속도를 낼 때가 있다. 작품 전개가 원하는 만큼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일까? 또 도대체 누가 이 암울한 세상에서 에밀리 블런트에게 화보 촬영 수준의 금발을 유지해주는 것인가? 화면 밖 어딘가에 미용사가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내게는 너무 과한 나머지 믿기 어려운 한 가지 ‘불신의 유예’가 있다. 정말 아둔한 집착이란 것을 인정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에서 떨칠 수 없었다.


그들은 대체 왜 양말을 신지 않는 것일까?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애보트 가족은 영화 내내 눈은 멀어도 소리에 극도로 민감한 괴물을 유인하지 않기 위해 맨발을 고집한다. 심지어 그들은 주 이동 경로에 부드러운 모래를 뿌리는 정성까지 보인다. 신발을 신지 않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대재앙이 닥친 이 상황에서 굽이 있는 구두를 신는다면, 한 걸음 떼는 일이 만만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적어도 양말을 신을 수 있지 않을까? 경험에서 봤을 때, 맨발로 활보하는 것보다 양말을 신는 것이 표면 마찰로 발생한 소음을 줄인다. 궁금하다면, 갓난아기의 낮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부모나 반려동물에게 들키지 않고 냉장고에 닿길 원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그들은 발소리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 양말을 추천할 것이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당연한 말이지만, 위생 문제도 신경 써야 한다. 한시도 긴장을 뗄 수 없는 상황에서 만삭의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에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재앙이 도래한 상황조차 부부관계를 막을 수 없다. 문제는 침대에서도 짜릿한 스파크를 유지하고 싶다면, 까맣게 더러워진 발은 분위기를 깨뜨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양말은 에티켓이다. 사소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면, 당신은 센스왕이 될 수 있다.

물론 영화를 놓고 보면, 양말을 신지 않는 행동은 그들을 더욱 취약하게 보이게 한다. 존 크래신스키는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가족의 처절한 생존 전략을 보다 사실적으로 연출하고자 했다면, 가끔은 '빌어먹을' 양말을 신기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개인적인 의구심에도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1700만 달러의 예상으로 무시무시한 흥행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속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부디 속편이 나온다면, 모래를 뿌린 길 끝에 양말이 들어있는 서랍장이 있기를 바란다.

정말 중요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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