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톱10] 엎어지거나 미끄러지거나.. 유명 감독들이 놓친 영화들 (2)
1. 박찬욱,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스파이들의 싸움을 현실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박찬욱 감독이 가장 영화화하고 싶은 소설을 묻는 질문에 늘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 판권 구매를 알아보기도 했는데 간발의 차이로 누군가에게 이미 팔린 상태였다고. 다만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 원작을 훼손할까 걱정돼서 선뜻 시도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고 한다. 이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게리 올드만과 베네딕트 컴버배치, 콜린 퍼스 등이 출연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박찬욱 감독은 극장에 가서 몇 번이나 봤다고 한다.
- 수상
- 2017.05.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외 52건
- 작품
- 아가씨(2016), 무뢰한(2014), 설국열차(2013), 스토커(2012), 청출어람(2012), 파란만장(2010), 박쥐(2009), 미쓰 홍당무(2008),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친절한 금자씨(2005), 쓰리, 몬스터(2004), 올드보이(2003), 여섯 개의 시선(2003), 복수는 나의 것(2002), 휴머니스트(2001), 공동경비구역 JSA(2000), 3인조(1997), 달은... 해가 꾸는 꿈(1992), 심판(1999), 액스(2010),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2003), 식탁으로 간 영화(2005),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2006), 더 브리건즈 오브 래틀보지(2013), 컷(2004), V(2013), 고진감래(2013), A Rose Reborn(2014), 올드 데이즈(2016), 소년, 천국에 가다(2005),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2002), 아나키스트(2000), 깜동(1988), 친절한 금자씨(2012)
2. 스탠리 큐브릭, <나폴레옹>
불세출의 천재 스탠리 큐브릭은 나폴레옹 영화를 만들기 위해 1만 5천 곳이 넘는 장소를 스케치했고, 관련 서적만 1만 권 이상을 읽었다고 한다. 심지어 나폴레옹의 아내 조세핀 역으로 오드리 햅번까지 캐스팅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영화사들은 예산 문제와 역사물은 흥행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구소련에서 나폴레옹을 소재로 먼저 만들어졌던 <워털루>가 흥행에서 처절하게 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비록 <나폴레옹> 프로젝트는 스탠리 큐브릭이 죽을 때까지 성사되지 못했지만, 그가 나폴레옹에 대해 모은 참고자료, 노트, 의상, 일러스트, 대사 등은 이후 ‘Stanley Kuberik's Napoleon : The Greatest Movie Never Made’라는 책으로 나왔다.
- 수상
- 2000.프랑스영화비평가조합 최우수외국영화상 '아이즈 와이즈 셧' 외 9건
- 작품
- 아이즈 와이드 셧(1999), 풀 메탈 자켓(1987), 로리타(1962), 킬링(1956), 킬러스 키스(1955), 공포와 욕망(1953), 스팔타커스(1960), 샤이닝(1980), 영광의 길(1957),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 시계태엽 오렌지(1971), 배리 린든(1975), 에지 오브 아웃사이드(2006), 여행자(2013), SK13(2013)
3. 왕가위, <아비정전 2>
<아비정전>을 보면 엔딩이 묘하다. 잘 차려입은 양조위가 머리를 빗고 지폐뭉치를 챙겨서 나가는, 뭔가 맥락 없이 툭 튀어나온 듯한 장면이다. 그 이유는 <아비정전>이 원래 2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었고, 양조위의 등장 신은 속편을 위해 마련된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비정전>의 속편은 무수한 추측과 소문만 떠다닌 채 만들어지지 않았고, 그 대신 여러 버전의 편집본이 존재하게 되었다. 대체로 많이 알려진 것은 1995년 왕가위 감독이 직접 편집한 마지막 버전이다. 촬영이 상당부분 진행됐던 속편이 엎어진 것은 제작사와의 불화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알려져 있다.
- 수상
- 2014.03.제8회 아시안필름어워즈 감독상 외 9건
- 작품
- 일대종사(2012), 그들 각자의 영화관(2007), 에로스(2004),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2007), 2046(2004), 화양연화(2000), 해피 투게더(1997), 첫사랑(1997), 동사서독(1994), 중경삼림(1994), 아비정전(1990), 열혈남아(1988), 사랑과 미움의 나날(1988), 타락천사(1995), 동성서취(1993), 음양의 결투 2 - 맹귀학당(1988), BMW 단편 프로젝트 - 폴로우(2001), 천하무쌍(2002), 상하이에서 온 여인(2008),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1999), 태양은 하나다(2007), 그녀의 손길(2004), 식탁으로 간 영화(2005), 블러섬(2015), 더 퍼스트 먼데이 인 메이(2016), 파도인(2016), 현장법사: 서유기의 시작(2016), 신조협려(1991), H2O(1984), 엽응계획(1988), 강호용호문(1987), 음양의 결투 - 맹귀차관(1987), 최후승리(1987)
4.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듄>
가장 유명한 미완성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프랭크 허버트의 ‘듄’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 소설이라는 명성을 가진 작품이었고, 영화로 만들기 위해 덤벼든 많은 사람을 좌절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압축하기 어려운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와 설정, 철학적 깊이는 한정된 시간의 영화 안에 담기에는 너무나 많은 난관이 있었다. 그리고 난해하고 상징적인 컬트영화로 유명한 알레한드로 조도르프스키는 <듄>을 무려 12시간짜리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이 괴짜 천재 감독의 계획은 그야말로 야심만만했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롤링스톤스의 보컬 믹 재거를 배우로 캐스팅했으며, 영화음악은 당대 최고의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에 맡기는, 말 그대로 후덜덜한 기획이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어떤 제작사에서도 상업성과 담 쌓은 이 무모한 프로젝트에 손을 내밀지 않았고, 조도로프스키도 자신의 비전을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듄>은 미완성의 전설로 남게 되었다.
5. 류승완, <야차>
야차는 불교에서 전해지는 신의 하나인 동시에 사람을 잡아먹는 괴담 속의 식인귀다. 류승완 감독은 <야차> 프로젝트를 의뢰받았을 때,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살아있는 시체인 야차와 야차 사냥꾼의 대결이라는 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한마디로 액션 키드로 유명한 감독이 만드는 한국판 좀비 무협 시대극이 되는 셈. 그러나 배우의 스케줄과 투자 과정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미뤄지다가 결국 취소됐다. 류승완 감독의 말에 따르면 당시 <야차> 제작 취소의 스트레스가 분출되면서 나온 영화가 <다찌마와 리>라고 한다.
- 수상
- 2016.06.03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 외 16건
- 작품
- 군함도(2017), 여교사(2015), 베테랑(2014), 경주(2014), 인생은 새옹지마(2013), 신촌좀비만화(2014), 배우는 배우다(2013), 톱스타(2013), 베를린(2012), 평양성(2011), 부당거래(2010), 해결사(2010),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7), 짝패(2006), 다섯개의 시선(2005), 친절한 금자씨(2005), 주먹이 운다(2005),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 오아시스(2002), 복수는 나의 것(2002),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3인조(1997), 다찌마와 Lee(2000), 변질헤드(1996), 패싸움(1998), 감독들, 김기영을 말하다(2006), 남자니까 아시잖아요(2005), 타임리스(2009), 현대인(1999), 유령(2014), 닥터 K(1998), 여고괴담(1998)
6. 팀 버튼, <슈퍼맨 리브스>
팀 버튼이 <슈퍼맨 리브스>라는 슈퍼맨 실사영화를 기획했던 것은 1998년의 일이다. 삐딱한 다크 판타지의 장인인 그가 히어로 중의 히어로 슈퍼맨에게 눈독을 들인 것은 너무 자연스러웠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으로 출연할 예정이었으며, 코트니 콕스와 크리스 록, 케빈 스페이시까지 호화 캐스팅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각본과 콘셉트 아트까지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던 프로젝트는 촬영 직전에 엎어졌다. 이유는 제작비 초과, 그리고 팀 버튼의 기괴하고 파격적인 설정 때문이라고 한다.
- 수상
- 2014.11.제27회 도쿄국제영화제 사무라이상 외 8건
- 작품
-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 거울나라의 앨리스(2016), 빅 아이즈(2014), 가위손(1990), 프랑켄위니(2012), 링컨 : 뱀파이어 헌터(2012), 맨 인 블랙 3(2012), 다크 섀도우(2012),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9 : 나인(2009),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2007), 유령 신부(2005),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빅 피쉬(2003), 혹성 탈출(2001), 슬리피 할로우(1999), 팀 버튼의 화성침공(1996), 배트맨 포에버(1995),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1993), 배트맨 2(1992), 배트맨(1989), 에드 우드(1994),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1996), 못말리는 초보 선원(1994), 세기의 영화(1994), 빈센트(1982), 비틀쥬스(1988), 피위의 대모험(1985), 프랑켄위니(1984), 웨이킹 슬리핑 뷰티(2009), 몬스터포칼립스(2013), 레이 해리하우젠: 스페셜 이펙츠 타이튼(2011)
페이퍼백 에디터|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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