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톱10] 엎어지거나 미끄러지거나.. 유명 감독들이 놓친 영화들 (1)

최승우 입력 2018. 4. 30. 23:23 수정 2018. 4. 3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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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이거나 혹은 시작도 못한 경우도 많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감독이지만,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영화계에서 생각 외로 힘이 없는 존재가 감독이기도 하다. 자신을 고용한 제작사의 성에 차지 않거나,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도 돈을 대주지 않거나, 그밖에 여러 가지 여건상의 이유로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은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물론 예정대로 만들었을 때 이들의 영화가 길이 남을 걸작이 될지 망작이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가 만약 완성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은 언제나 흥미로울 것이다.


1. 피터 잭슨, <헤일로>

출처 : IMDb

‘헤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엑스박스용으로 제작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1인칭 슈팅 게임이다. 외계종족과 싸우는 전쟁 영웅의 활약이 주된 내용인데, SF 영화 못지않은 스케일과 배경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영화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야심차게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피터 잭슨의 손에 맡겨지면서 게임계와 영화계 모두를 흥분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피터 잭슨 제작, 닐 블롬캠프 연출로 실행에 옮겨질 뻔했던 이 계획은 제작비 문제로 영화사들이 발을 빼면서 불발됐다. 이후 피터 잭슨 측은 공식적으로 <헤일로> 영화 제작의 잠정 중단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완전 포기가 기정사실화된 바 있다.


2. 봉준호, <20세기 소년>

출처 : IMDb

봉준호 감독이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 실사판의 연출을 맡는다는 소문이 퍼졌을 때, 두 나라의 서로 다른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이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는 결국 성사되지 못했는데, <설국열차> 스케줄 때문에 무산됐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우라사와 나오키 측에서 거부했다는 등의 루머가 한동안 숱하게 돌았다. 결국 봉준호 감독 자신이 인터뷰를 통해 이유를 명확하게 밝혔는데, 일본 측에서 자신에게 먼저 연출을 제의했지만, 영화 제작 과정에서 원작자 우라사와 나오키의 개입이 지나친 것 같아서 거절했다고 한다.


3. 오손 웰스, <돈키호테>

출처 : IMDb

오손 웰스는 <시민 케인>이라는 걸작으로 영화사를 단번에 엎어버린 세기의 천재였지만, 정작 그 자신도 영화 엎어지기의 아이콘이었다. 오죽했으면 ‘영화를 완성하지 못하는 영화감독’이라는 웃픈 별명이 붙을 정도로 미완성작이 많다. 그중 <돈키호테>는 1950년대 중반부터 여러 번 제작을 시도해서 무려 30여 년을 붙잡고 있었으나 완성하지 못했다. 투자를 받지 못해서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프랭크 시나트라가 2만 5천 달러를 투자하기까지 했지만, 다른 제작사로부터는 줄곧 외면을 받았다. 오손 웰스가 촬영한 <돈키호테>의 일부 장면들은 그의 열정을 기리기 위해 영화제에서 종종 상영되고 있다.

오손 웰스Orson Welles
수상
1971.아카데미상 명예상 외 2건
작품
워터루(1970), 버터플라이(1982), 007 카지노 로얄(1966), 배틀 포스(1977), 공포 속의 여행(1942), 리어 왕(1953), 캐치 22(1970), 쇼군(1980), 사랑의 나날들(1987), 아우스트리츠의 영웅(1960), 머펫 무비(1979), 디프(1970), 너의 토끼를 알게 되다(1972), 쿠브라이 칸(1965), 모두가 진실이다(1993), 남쪽 별(1969), 다윗과 골리앗(1961), 지나의 초상(1958), 투 머치 존슨(1938), 돈키호테(1992), 흑장미(1950), 길고 긴 여름날(1958), 타인의 도시(1967), 로스트 인 라만차(2002), 순결(1963), 트랜스포머 더 무비(1986), 제3의 사나이(1949), 시민 케인(1941), 네레트바 전투(1970), 사계절의 사나이(1966), 백경(1956), 맥베드(1948), 더블 맥거핀(1979),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상하이에서 온 여인(1947), 오손 웰스의 이방인(1946), 행복을 파는 기계(1985), 위대한 앰버슨가(1942), 카프카의 심판(1962), 제인 에어(1944), 바이킹(1958), 오델로(1952), 오손웰즈의 보물섬(1972), 강박충동(1959), 스페인의 대지(1937), 심야의 종소리(1965), 불멸의 이야기(1968), 악의 손길(1958), 거짓의 F(1973), 바람의 저편(1972), 젊음의 원천(1956), 미스터 아카딘(1955), 여우들의 왕자(1949), 12 + 1(1969), 어라운드 더 월드 오브 마이크 토드(1968), V.I.P.s(1963), 오이디푸스 더 킹(1968), 에지 오브 아웃사이드(2006), 내일은 영원히(1946), 감독 존 포드(1971), 앤드 덴 데어 워 넌(1974), 라 리오코타(1963), 오손 웰스: 섀도스 & 라이트(2015), 오슨 웰스와 일하며(1993), 리틀 히어로 몽구스(1975), 열흘간의 불가사의(1971), 쓰리 케이시즈 오브 머더(1955), 살인광 시대(1947), 천지창조(1966), 킹 메이커(1999), 더 매그니피센트 앰버슨스(2002)


4. 닐 블롬캠프, <에이리언 5>

출처 : IMDb

원래 에이리언의 다섯 번째 시리즈는 <디스트릭트 9>으로 주목받는 신예로 떠오른 닐 블롬캠프가 만들 예정이었다. 시고니 위버의 출연도 결정돼 있었고 시나리오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엎어진 것에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인 <프로메테우스>의 참패가 결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로 인해 에이리언 오리지널 시리즈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리들리 스콧은 뒷이야기를 만들기보다는 프리퀄 시리즈의 기반부터 만드는 게 좋다고 판단했고, <에이리언 5> 프로젝트를 전면 백지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는 <디스트릭트 9> 이후의 차기작이 실망스러웠던 블롬캠프를 투자자들이 성에 차지 않아 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
수상
2010.제36회 새턴 어워즈 시상식 최우수 외국영화상 외 2건
작품
채피(2015), 엘리시움(2013), 디스트릭트 9(2009), 얼라이브 인 요하네스버그(2005)


5. 캐서린 비글로우, <잔 다르크>

출처 : IMDb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물 <폭풍 속으로>의 성공에 힘입어 <천사의 동행>이라는 제목으로 잔 다르크에 대한 영화를 구상한 적이 있다. 당시 이 프로젝트에 뤽 베송 감독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대신에 캐스팅 자문의 권한을 얻게 됐는데, 그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밀라 요보비치를 잔 다르크 역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캐서린 비글로우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자 뤽 베송은 프랑스에서 밀라 요보비치를 주연으로 한 독자적인 <잔 다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캐서린 비글로우는 분노했고 사건은 법정까지 갔으며, 각각에서 비슷한 이유로 들고 일어나는 사람이 줄을 이었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은 뤽 베송의 <잔 다르크>였다.


6.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대부 4>

출처 : IMDb

원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원작자인 마리오 푸조와 함께 대부 시리즈를 4편으로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4편은 2편과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원작에서만 나왔거나 영화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콜레오네 가문의 성장기, 그리고 결국 내리막길을 걷다가 파멸하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었다. 이 소식은 시리즈 중 제일 임팩트가 약했다는 평을 받은 3편에 실망했던 팬들을 흥분시켰으며, 알 파치노 등 배우들도 출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그러나 1999년 마리오 푸조가 사망하면서 프로젝트는 폐지되고 말았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수상
2011.02.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 평생 공로상 외 3건
작품
온 더 로드(2012), 마리 앙투아네트(2006), 굿 셰퍼드(2005), 킨제이 보고서(2004),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 지퍼스 크리퍼스 2(2003), 수퍼노바(2000), 블러드 마스크(1998), 슬리피 할로우(1999), 카게무샤(1980), 지옥의 묵시록(1979), 레인메이커(1997), 잭(1996), 돈 쥬앙(1995), 프랑켄슈타인(1994), 바람과 야망(1992), 비밀의 화원(1993), 드라큘라(1992), 터커(1988), 대부 3(1990), 커튼 클럽(1984), 대부 2(1974), 대부(1972), 청춘낙서(1973), 아웃사이더(1983), 페기 수 결혼하다(1986), 빗 속의 연인(1969), 가든스 오브 스톤(1987), 뉴욕 스토리(1989), 대부 일대기(1992), 터프가이는 춤을 못 춰(1987), 마지막 전사 터컴사(1995), 헌티드(1995), 캡틴 이오(1986), 테러(1963), 백경(1998), 세상에 없는 것(2001), 펌프킨(2002),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1999), 컨버세이션(1974), THX 1138(1971), 해밋(1982), 오딧세이(1997), 내 친구 버디(1997), 검은 종마(1979), 검은 종마 2(1983), 럼블 피쉬(1983), 마이 패밀리(1995), 처녀 자살 소동(1999), 디멘시아 13(1963), 피니안의 무지개(1968), 마음의 저편(1982), 구로사와 아키라 - 마지막 황제(1999), 지퍼스 크리퍼스(2001), 라이온하트(1987), CQ(2001), 코야니스카시(1983), 포와카시(1988), 영원한 젊음(2007), 좋든 싫든 : 헤드윅 이야기(2003), 회상 지옥의 묵시록(1991), 섬웨어(2010), 라이트! 액션! 뮤직!(2007), 테트로(2009), 시티즌 칸(2010), 이스케이프 아티스트(1982), 유어 빅 보이 나우(1966), 아이 뉴 잇 워즈 유: 리디스커버링 존 카제일(2009), 트윅스트(2011), 더 갓파더 패밀리: 어 룩 인사이드(1990), 베리만 통과하기(2013), 어 데케이드 언더 더 인플루언스(2003), 포그 시티 매버릭스(2007), 해롤드와 릴리언: 그들의 일과 사랑(2015),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이야기(1995), 어쎄신 탱고(2002), 위대한 개츠비(1974), 패튼 대전차 군단(1970),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우수(1966)


페이퍼백 에디터|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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