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신의 엽기적인 게임 캐릭터를 본 손예진의 반응은?

최재필 기자 2018. 10. 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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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을 통해 심리전도 잘하는(?) 예쁜 누나의 모습을 보여준 손예진과 영화속 비하인드와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를 본 사람들이 협상도 잘하는 예쁜 누나라고 부르고 있다. (웃음) 최고의 협상가가 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경찰에 협상 전문 경찰관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직접 그분들의 자문을 구했고, 감독님이 구해주신 협상과 관련한 도서들을 읽었다. 특히 지금은 국회의원이신 표창원 교수님의 책이 하채윤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채윤이라는 인물 자체가 너무나 뜨거운 인물이기에 교수님이 쓰신 도서에 감정적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협상가들이 실제로 매우 감정적이어야 한다고 한다. 인질범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 그들의 사연을 이해하고 공감을 해줘야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와 달리 로맨스에 특화된 주인공이 아니어서 더욱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던 것 같다.

맞다. 새로운 장르에 새로운 캐릭터여서 참 흥미로웠다. 정해진 시간과 긴박감이 시나리오에 느껴졌고, 관객분들도 같이 공감해 줄 거 같아서 매우 설레었다.


-모니터로 진행하는 이원 생중계 방식을 직접 경험해 보니 어땠나?

이원 생중계 형식의 촬영은 이미 <국제시장>에서 활용된 방식이라고 한다. (후반부 이산가족 장면) 나도 이런 방식으로 처음 작업해 봤다. 나중에 테스트 촬영을 하면서 방식을 이해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다. 초반에는 하채윤이라는 인물에 가볍게 임했지만, 본격적으로 이원 촬영이 시작되고,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혼자 모니터를 보면서도 연기 연습을 했지만,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호흡과 흐름을 놓칠까봐 긴장하면서 임했다. 나중에 이원 방식에 적응하게 되면서, 하채윤의 고조되는 감정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고, 날 것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주려고 했다.


-현빈 씨와의 첫 호흡은 어땠나?

현빈씨는 처음 만났는데 일반적인 남녀 관계가 아닌 생소한 촬영방식으로 만나야 해서 참 독특했다. 그분은 민태구이고 나는 하채윤으로 보여야 하니 서로 호흡을 맞출 수가 없었다. 리허설도 없었고 혼자만의 연극이라는 느낌으로 서로 임해야 했다. 호흡이라도 서로 맞추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태구와 하채윤의 케미가 너무 좋았다.

-예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털털한 일상에 대해 잘 설명해 준 적이 있었다. 이번 영화 속 하채윤의 모습은 그때 이야기한 현실 속 손예진의 모습이 잘 담겨 있는 것 같았다. 하채윤은 일상속 손예진의 모습과 어느 정도 담겨있다고 봐야 할까?

하채윤이라는 캐릭터는 일상의 내 모습을 많이 대입시킨 캐릭터다. 각본을 보면서 '내가 하채윤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일상의 털털한 모습이 많이 반영되었다. 그렇다고 채윤이와 나랑 비슷한 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내 감정을 많이 대입하면서 최대한 하채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많이 반영하려고 했다.


-나중에 <협상>의 속편이 나온다면, 하채윤의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은가?

<협상>은 범죄 오락물이면서 그 안에 조금 무거운 내용도 있고 인간들의 아픔도 담고 있다. 덕분에 이번 사건을 겪은 하채윤은 내면적으로 단단해진 캐릭터가 되었다. 트라우마도 있고 직업의 회의도 있는 인물이었지만, 민태구 같은 악당을 만나면서 그것을 극복하게 되었다. 다음에는 태구보다 더 단단하고 코믹한 역할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웃음)


-둘의 대립을 보면서 마치 남녀의 '썸'을 타는듯한 장면처럼 느껴지고는 했다. 초반부의 탐색전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 영화의 심리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방금 이야기한 연애 과정처럼 서로를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일단 하채윤의 입장에서 민태구는 큰 그림을 그린 사람이다. 그의 의도를 알아채기 위해서는 그의 감정을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의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그래서 촬영내내 현빈씨를 초집중하면서 쳐다봤다. (웃음) 실제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심리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다. 영화 초반 하채윤이 제복을 입다가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것도 그러한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그러한 심리전은 일상에서도 적용 가능한가?

그럴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이 궁금하기 마련이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이 그 사람을 대변한다고 하지 않는다. 나 자신도 내 자신을 모르듯이, 정작 객관적인 시선에서 나를 정의하려 했을 때는 전혀 다르다. 그 사람이 그 행동을 하기까지의 행동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 일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다 보니 항상 관심이 많다. 결국 우리 일상이 심리전의 연속이라고 봐야 한다.



-단발머리로 헤어 스타일을 바꿔야 했을 때 심경은?

배우가 머리 자르는 거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서는 안 된다. (웃음) 하채윤의 외형적인 성격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결국에는 머리를 자르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참 잘한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캐릭터를 잘 표현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극 중 하채윤은 팀장급 캐릭터다. 후배들을(이주영, 이학주) 이끌어본 소감은?

어린 후배들이 많아진 게 참 신기했다. 뭔가 어떤 지점에서는 선배로서 이야기 해주고 싶을 때가 있었다. 연기적 조언도 있고, 같은 길을 가는 동료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순간순간 있기 마련이다. 예전에 취화선을 했을 때 최민식 선배님이 해주신 말이 떠올랐다. "열심히 하는게 다가 아니다. 잘해야 한다"라는... (웃음) 결국은 연기 잘하라는 말씀이셨는데, 그 당시 내가 열정이었던 시기여서 그런 조언을 주신 것 같았다. 그 조언이 아직 무서우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조언 이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상호와의 에피소드는?

너무 많이 붙어 있었다. 상호 선배님이 우리가 생각하는 경찰 캐릭터를 전형적으로 하지 않는 분이시다. 항상 땅에 발을 들이 놓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하시는 분이었다. 영화 속 캐릭터 그 자체여서 너무나 호흡이 잘 맞았다. 선배님으로부터 큰 도움을 잘 받은 것 같다. 전형적인 경찰로 그려졌다면 하채윤이 덜 자유스러웠을 텐데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부분에서 우리 둘이 너무 잘 맞았던 것 같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현빈이 가장 얄미웠던 순간은?

이미 내용을 알아버려서 얄밉지는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는 정팀장이 살해 당하는 장면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그때는 알았어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손예진만의 다작의 원동력은 어디서 오나?

배우라는 직업은 참 희한한 직업이다. 숙명처럼 연기자가 되었지만, 지금도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가 되어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 순간들이 많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 마다 보람을 느끼는 동시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제까지 이렇게 살아와서 이제는 익숙해진 편이다. 쉴 때 영화도 많이보고 운동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수다를 떨면서 영감을 받는 걸 즐기고는 한다.


-사람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항상 고민하는 지점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연기지만 많은 분이 사랑을 해주시고 나를 알아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사회적 책임감도 느낀다. 어느 한순간 실수해도 당장 기사에 나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사회다.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 도덕적이냐는 고민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개봉을 준비할때 조심스럽다. 나의 의미와 상관없이 잘못된게 생겨서 작품에 피해를 줄수도 있다. 이런 걸 생각하면 참 힘들다. 그래서 배우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힘들지만 그만큼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희열이 참 크다. 그럴 때 마다 관객분들이 많이 호흡하고 공감해 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다. 좋은 배우로 남고 싶다.


-조금 엉뚱한 질문이다. 본인을 모티브로 한 게임 캐릭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한주리)

아 본 것 같다. (웃음, 검색한 이미지를 구경하면서) 배우에게 하나의 정해진 이미지가 있기 마련인데, 딱 하나의 이미지가 되고 싶지 않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에서 여성스러움이 있듯이 나는 다양한 연기와 캐릭터를 맡아왔고 이 모습에서 어떤 캐릭터를 발견하기 마련이다. 나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고 해석을 해주시면 배우 입장에서는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 손예진을 모티브로 완성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한주리


-만약 나에게 영화 제작, 기획의 기회가 온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가?

비슷한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그런데 계속 바뀌고 있다. (웃음) 현재 가장 만들고 싶은 작품은 <델마와 루이스><밴디트> 같은 센 인물들이 나오는 영화들인데 굳이 여자들의 이야기를 아니더라도 자유로운 로드무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유럽 영화를 보면 한 장소인데 그 안에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있다. <콜 미 유어 마이네임>같은 그런 성향의 작품이 참 매력적이다. 그런 짜여지지 않은 틀안에서 자유롭게 그려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왕이면 여기에 <비포 미드나잇>처럼 마지막을 롱테이크로 잡은 짜인 틀이 아닌 자유로운 실험도 할 수 있는 작품도 기획해 보고 싶다. 물론 기회가 오면 말이다. (웃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주)JK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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