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흥신소] 낯선 사람과 한 집에 머무는 공포, '미저리'

띵양 2018. 12. 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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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출처: Columbia Pictures Corporation

낯선 이와 한 집에 같이 있는 것은 대단히 어색한 경험이다. 심지어 본인이 생각지도 못했고 또 원치도 않았던 사람과 함께라면 어색함은 순식간에 공포로 바뀌게 된다. 허정 감독의 2013년작 [숨바꼭질]이나 최근 개봉한 공효진 주연 [도어락]이 이를 그린 대표적인 국내 영화다. 해외에도 [더 퍼지], [노크] 등 수많은 작품이 있는데, 이는 곧 '내 집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라는 전제가 전 세계 관객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공포감을 선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티븐 킹 소설 원작의 1990년작 [미저리]도 마찬가지다. 물론 앞서 소개한 작품들과 달리 극중 배경이 '내 집'이 아닌 '남의 집'이지만 '낯선 이와의 원치 않는 동거'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케시 베이츠의 소름 끼치는 연기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역으로 꼽힐 정도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명작 공포 영화 [미저리]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보자.


1. 스티븐 킹의 마약 중독에 대한 이야기 

출처: MGM Home Entertainment

스티븐 킹은 '미저리' 발간 이후 한동안 책을 쓴 이유나 모티브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20년 가까이 지난 2006년이 되어서야 입을 열었는데, 이전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마약 중독이 바로 '미저리'의 집필 이유이자 모티브였다고. "애니는 나의 마약 중독을 형상화한 인물이다. 그녀는 나의 가장 큰 팬이었고, 절대로 내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한 스티븐 킹은 폴 쉘던(제임스 칸)은 마약을 거부하면서도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투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마약 중독 사실이 소설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악영향을 줄까 염려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이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스티븐 킹Stephen King
수상
2006. 브람 스토커상 외 4건
작품
그것(2017), 다크타워: 희망의 탑(2017), 셀: 인류 최후의 날(2016), 굿 메리지(2014), 스턱 인 러브(2012), 옥수수밭의 아이들(2011), 미스트(2007), 1408(2007), 시크릿 윈도우(2004), 드림캐쳐(2003), 그린 마일(1999), 나이트 플라이어(1997), 슬립워커스(1992), 쇼생크 탈출(1994), 스탠 바이 미(1986), 스티븐 킹의 샤이닝(1997), 런닝 맨(1987), 공포의 묘지(1989), 미래의 묵시록(1994), 센트리 스톰(1999), 크립쇼(1982), 시너(1996), 샤이닝(1980), 맥시멈 오버드라이브(1986), 어둠 속의 외침(1990), 일리언 4(1996), 트럭(1997), 랭고리얼(1995), 악마의 분신(1985), 스티븐 킹의 세일럼스 롯(2004), 공포의 별장(1979), 크립쇼 2(1987), 데스퍼레이션(2006), 일리언(2009), 디사이플스 오브 더 크로우(1983), 라이딩 더 불릿(2004), 캐리(2013), 빅 드라이버(2014), 노나(2016), 1922(2017), 제럴드의 게임(2017), 닥터 슬립(2020), 그것: 챕터 2(2019), 펫 세머터리(2019),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1998), 론머 맨(1992), 미저리(1990), 캐리(1976), 데드 존(1983), 초능력 소녀의 분노(1984), 쿠조(1983), 다크 하프(1993), 크리스틴(1983), 토미노커스(1993), 썸타임 데이 컴 백(1991), 썸타임 데이 컴 백 2(1996), 맹글러(1995), 캐츠 아이(1985), 피의 피에로(1990), 일리언 2(1993), 프로즌(1999), 욕망을 파는 집(1993), 옥수수밭의 아이들(1984), 파이어 스타터 2(2002), 고스트(1997), 돌란스 캐딜락(2009), 더 씽즈 데이 레프트 비하인드(2011), 오버룩 호텔(2015), 머시(2014), 하비스 드림(2015)


2. 로브 라이너 아니면 안 돼!


출처: Columbia Pictures Corporation

스티븐 킹은 본인 작품의 영화/드라마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영화 스튜디오가 자신의 의도를 온전히 파악하고 화면으로 옮기지 못할 것이라 믿기 때문인데, '미저리' 판권을 판매할 당시에는 로브 라이너가 제작자나 감독으로 [미저리]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판권을 넘겨주었다고 한다. 로브 라이너의 연출작이자 자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탠 바이 미]를 좋게 봤기 때문. 그 결과 탄생한 [미저리]는 명작 공포 영화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으며 개봉 당시 스티븐 킹도 영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시사회에서 "조심해! 애니가 총을 가지고 있어!"라고 웃으며 외쳤다는 풍문이 있다. 

스탠 바이 미Stand By Me평점8.88.8점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윌 휘튼, 리버 피닉스, 코리 펠드만, 제리 오코넬, 키퍼 서덜랜드, 케이시 시마스즈코, 개리 라일리, 브래들리 그레그, 제이슨 올리버
장르
어드벤처
개봉
1986


3. 알프레드 히치콕을 공부하며 커진 로브 라이너의 부담감

출처: (주)안다미로

로브 라이너는 [미저리] 촬영에 앞서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모든 작품을 보면서 공부를 했다. 문제는 히치콕에게 너무 사로잡힌 나머지 스스로를 옭아맸다는 것이다. 제임스 칸은 촬영장에서 로브 라이너가 "네가 뭐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도 되는 줄 알아?"라며 자책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고 추후 밝혔는데, 부담감이 어마어마했던 모양이다.


4. 망치냐 도끼냐, 그것이 문제로다

출처: MGM Home Entertainment

영화 [미저리]와 원작 소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애니가 폴의 다리를 어떻게 했는가'다. 대체로 원작이 더 잔인하다고 평가하는데, 소설에서는 애니가 폴의 양쪽 발목을 도끼로 절단하기 때문이다. 각본가 윌리엄 골드만은 오로지 이 장면을 대형 스크린에 옮기기 위해 [미저리] 각본을 썼다고 밝혔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으나 제작자 앤드류 샤인먼과 로브 라이너는 너무 잔인하다며 애니가 '슬래지 해머(철거용 망치)'로 폴의 발목을 분지르는 것으로 수정했다. 불만을 가졌던 윌리엄 골드만은 영화를 보고 나서야 둘의 선택이 오히려 더 큰 공포감을 조성했다며 '신의 한 수'였음을 인정했다.


5. 애니 윌크스의 폭력성에 혀를 내두른 케시 베이츠

출처: Columbia Pictures Corporation

케시 베이츠는 [미저리]의 폭력성 때문에 촬영 내내 힘겨워했다. 제임스 칸은 애니가 폴의 다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호블링(hobbling)' 장면과 두 사람의 마지막 혈투 촬영이 다가오자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고 밝혔을 정도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창 뜨거웠던 '망치 vs 도끼' 논의 당시 케시 베이츠가 원작에 충실해야 한다며 망치가 아닌 도끼를 사용하자고 주장했다는데, 만일 원작을 따랐다면 그녀가 우는 걸로는 안 끝났을 듯하다.

케시 베이츠Kathy Bates
수상
2014.08.제66회 에미상 미니시리즈, TV영화부문 여우조연상 외 5건
작품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2016), 리틀 빗 오브 헤븐(2011), 뷰티풀 프렌즈(2006), 미드나잇 인 파리(2011), 퍼스널 이펙츠(2009), 블라인드 사이드(2009), 발렌타인 데이(2010), 레볼루셔너리 로드(2008), 지구가 멈추는 날(2008), 꿀벌 대소동(2007), P.S 아이러브유(2007), 황금나침반(2007), 샬롯의 거미줄(2006), 달콤한 백수와 사랑만들기(2006), 노 브레인 레이스(2001), 80일간의 세계 일주(2004), 어바웃 슈미트(2002), 드래곤플라이(2002), 워터보이(1998), 프라이머리 컬러스(1998), 타이타닉(1997), 디아볼릭(1996), 돌로레스 클레이본(1995), 꿈이 지나간 자리(1994), 키스의 전주곡(1992),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1992), 거리의 유희(1991), 하얀 궁전(1990), 미저리(1990), 나디아(1983), 너의 폭풍 속으로(1997), 미스터 아더 2(1988), 출옥자(1978), 컴 백(1982), 러브 어게인(1992), 금지된 자유(1989), 미망인의 계절(1990), 핫 스트리퍼(1989), 브루스 윌리스의 와일드(1994), 미궁의 살인사건(1987), 살의의 아침(1986), 앵거스(1995), 그림자와 안개(1992), 파이브 건스(2001), 러브 리자(2002), 리틀 블랙 북(2004), 그녀가 모르는 그녀에 관한 소문(2005), 조건 없는 사랑(2002), 산타는 괴로워(2007), 더 패밀리 뎃 프레이(2008), 애니(1999), 셰리(2009), 브릿지 오브 샌 루이스 레이(2004), 호스티지스(1992), 최첨단 편집: 영화편집의 마술(2004), 시체(2011), 타미(2014), 레이트 쉬프트(1996), 미궁의 살인사건 2(1987), 보이콰이어(2014), 더 보스(2016), 컴플리트 언노운(2016), 우리들만의 집(1993), 나쁜 산타 2 - 크리스마스엔 진짜 산타가 될까요(2016), 크리스마스와 마법의 장난감(2007), 존 F. 도노반의 죽음과 삶(2018), 크리스탈(2017), 온 더 베이시스 오브 섹스(2018)


6. 배우들에게 힘겨웠던 촬영

출처: MGM Home Entertainment

[미저리] 촬영은 배우들에게 여러모로 힘겨운 경험이었다. 제임스 칸은 캐릭터 특성상 15주를 침대에 누워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즉각적인 인물(reactionary character)을 연기하는 데 익숙치 않았던 그는 안 그래도 배역이 어려운 와중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움직임이 제한되자 로브 라이너가 일부러 자신에게 '가학행위'를 하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호블링' 장면을 본 이후에는 로브 라이너에게 "넌 정말 역겨운 인간이야(you're a sick f***)"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했다고.

반면 케시 베이츠는 영화의 폭력성뿐 아니라 연기 방식 때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리허설은 횟수가 적을수록 좋다"라고 주장했던 제임스 칸과는 달리 오랜 기간 연극에 몸담은 그녀는 리허설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로브 라이너는 케시 베이츠의 고충을 듣자 "분노와 불만을 캐릭터에 이입하자"라고 조언해주었는데, 극중 애니의 상태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케시 베이츠가 상당히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다.

제임스 칸James Caan
수상
없음
작품
아웃사이더(2013), 디태치먼트(2011), 블러드타이즈(2013), 헨리스 크라임(2010),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009), 뉴욕 아이러브유(2009), 겟 스마트(2008), 엘프(2003), 도그빌(2003), 웨이 오브 더 건(2000), 더 야드(2000), 미키 블루 아이즈(1999), 이레이저(1996), 프로그램(1993), 허니문 인 베가스(1992), 미저리(1990), 대부(1972), 퍼니 레이디(1975), 에이리언 네이션(1988), 가든스 오브 스톤(1987), 해리와 월터 뉴욕에 가다(1976),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1981), 영혼의 키스(1982), 형사 콤비 후리비와 빈(1974), 컴스 호스맨(1978), 사랑은 저 멀리(1980), 롤러볼(1975), 뜨거운 우정(1971), 타슌가(1996), 바틀 로켓(1996), 대부 일대기(1992), 제2장(1979), 악몽(1993), 명탐정 말로위(1998), 카운트다운(1968), 남과 여 2(1977), 인 더 샤도우(2001), 시티 오브 고스트(2002), 용사들을 위하여(1991), 레인 피플(1969), 무성 영화(1976), 엘 도라도(1966), 머나먼 다리(1977), 비정의 거리(1981), 킬러 엘리트(1975), LA 캅스(1996), 겜블러(1974), 럭키타운(2000), 당신에게 오늘 밤을(1963), 미들 맨(2009), 머시(2009), 휴 헤프너: 플레이보이, 액터비스트 앤 레블(2009), 미스터 웜스: 더 돈 리클스 프로젝트(2007), 더 갓파더: 비하인드 더 씬(1971), 더 갓파더 패밀리: 어 룩 인사이드(1990), 대디 보이(2012), 스몰 아파트먼트(2012), 포 더 러브 오브 머니(2012), 프레골랜드(2014), 감독 알트만(2014), 스로어웨이즈(2015), 민코(2014), 디스 이즈 마이 파더(1998), 굿 이너프(2016), 더 굿 네이버(2016), 새장속의 여인(1964), 더 레드 메이플 리프(2016), 실버 특공대(2016), 아웃 오브 블루(2018), 홀리 랜즈(2019)


7. 밝혀지지 않았던 애니 윌크스의 아픈 과거

출처: Columbia Pictures Corporation

영화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애니 윌크스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그녀가 어릴 적 아버지에게 성적으로 학대를 당했다는 설정으로, 로브 라이너와 케시 베이츠가 캐릭터에 이야기를 더하기 위해 임의로 추가한 것이다. '아버지에게 추행당하는 딸' 콘셉트는 스티븐 킹 소설에 단골로 나오는 설정이기도 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케시 베이츠가 간호사 시절 유아와 노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살인범으로 변모한 애니를 연기하는 데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케시 베이츠는 캐릭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극심한 우울감과 외로움에 빠지고 말았는데, 낌새를 알아차린 로브 라이너가 "촬영이 끝나면 당신은 더 이상 애니가 아니다"라며 위로해주었다고 한다.

미저리Misery평점8.18.1점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케시 베이츠, 제임스 칸, 웬디 보워스, 그레고리 스네고프, 줄리 페인, 아치 한, 제리 포터, 로렌 바콜, 준 크리스토퍼
장르
공포
개봉
199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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