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칼럼] 액션 영화의 판도를 바꾼 '다이 하드'

에그테일 2018. 7. 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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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테일 에디터: 번역 Tomato92, 편집 Jacinta)

*벌쳐(Vulture)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번역한 콘텐츠를 편집한 글입니다. (written by 제이슨 베일리)

출처: 20세기 폭스

브루스 윌리스가 20세기 폭스의 새 액션 영화 [다이 하드]에 500만 달러를 받고 출연하면서 세간에 놀라움을 안겼다. 브루스 윌리스는 지금보다 더 TV 배우와 영화배우에 대한 차별이 심했을 당시 드라마 [블루문 특급] 주연 경험과 망작 취급을 받는 영화 두 편에 연속으로 출연한 배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TV에서 보여준 모습은 주로 코믹한 역할이었다.

그가 받은 출연료에 대한 혼란과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1988년 2월 16일 뉴욕타임스는 "윌리스가 500만 달러를 받으면, 레드포드는 얼마나 받는 걸까?"라는 헤드라인을 내걸 정도였다. 물론 1988년 윌리스의 출연료가 가장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람보 3]에서 실베스터 스탤론은 1200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셸리 롱, 돈 존슨, 빌 코스비와 같은 TV 스타들이 변화를 시도하다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브루스 윌리스는 스탤론처럼 언더셔츠 차림으로 기관총을 들고 뛰어다니기로 한 걸까?

그에게는 나름의 전략이 있었다. “만약 배우가 액션 영화에 출연해 관객을 휘어잡을 수 있으면, 다른 장르의 영화를 모두 섭렵한 뒤 다시 액션 영화에 복귀하기 수월해진다. 왜냐하면 대중이 이미 그를 액션 장르의 영웅적인 존재로 각인하기 때문이다.”라는 윌리스의 말처럼 [다이 하드]는 그에게 딱 어울리는 영화였다. 하지만 윌리스에게 '존 맥클레인' 역할이 바로 전해지지 않았다. 먼저 리차드 기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거절했으며, 루머에 따르면 버트 레이놀즈, 돈 존슨, 해리슨 포드, 아놀드 슈왈제네거, 실베스타 스탤론에게도 각본이 전해졌다고 한다.

출처: United Artists

또한 프랭크 시나트라도 [다이 하드]를 거절했다. 그는 영화의 원작이 되는 로데릭 소프의 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의 전작인 '형사'를 영화화한 작품에 출연해 전직 경찰 조 리랜드를 연기했다. 영화사는 시나트라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주연 자리를 제안했지만, 그는 이 역할을 거절했다. 결국 각본가 젭 슈트어트와 스티븐 E. 드 수자는 리랜드를 보다 젊고 활동적인 형사 존 맥클레인으로 수정했고, 제작사 로렌스 고든과 조엘 실버는 [프레데터]에서 함께 작업한 존 맥티어넌을 감독으로 발탁했다.

"바더-마인호프 갱 타입의 사람이 다른 사람의 정치적 싸움에 지쳐 극악한 강도 사건을 저지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참 좋았다." 맥티어넌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진지한 정치적 고찰에 빠져 있는 한스 그루버 캐릭터를 강도 사건에 집중하도록 변화를 주어 작품의 분위기를 좀 더 가볍게 하도록 고집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1987년 11월 촬영을 시작해 개봉을 4개월여 앞둔 1988년 3월까지 진행됐다. 폭스는 영화 개봉일이 다가오면서 500만 달러의 출연료가 가치 있는 투자였는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여름 개봉작 미리 보기' 코너에서 '윌리스에게 의문을 던지며 [다이 하드]의 경쟁작이었던 스탤론의 [람보 3], 슈왈제네거의 [레드 히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 5 – 추적자]의 흥행을 높게 점쳤다. 뿐만 아니라 개봉을 코앞에 두고 영화가 너무 안이하며, 관객들은 윌리스가 테러리스트를 소탕하며 종횡무진하는 것에 관심 없다는 설문 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 마케팅 부서는 예고편과 포스터에서 윌리스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폭발하는 빌딩을 내세우며 홍보 전략을 수정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관객들은 영화를 좋아했다. 시사회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으며, 입소문도 빠르게 퍼졌다. 개봉 10주간 박스오피스 TOP 5를 유지하면서 북미에서 8300만 달러, 월드와이드 5700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었다. 당연히 윌리스의 출연료뿐 아니라 제작비까지 회수했다. 이후 타임스는 '여름 개봉작 총정리' 기사에서 [다이 하드]의 성공은 액션 영화가 죽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람보 3]는 매우 실망스러운 작품이라 평했고, 슈왈제네거와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2년 뒤 [다이 하드] 속편이 개봉했고, 전편의 성적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다이 하드]가 예상과 달리 흥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타임스는 [다이 하드]를 가리켜 키덜드를 위한 작품이라고 서술했다. 키덜트는 전자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전형적인 미국인의 군상을 지칭하며, 이 집단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속할 수 있다. 타임스의 논평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이 하드]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도, [죠스]나 [스타 워즈]처럼 이벤트 영화의 계보를 있는 영화도, 또 [탑건]처럼 액션 비중이 적은 액션 영화도 아니다.

또한 총격전을 포함한 액션 요소가 많긴 해도 관객들이 아무 생각 없이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영화도 아니다. [다이 하드]는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를 바탕으로, 소방 호스로 건물을 탈출하는 장면에서 보듯 전체적인 구성이 탁월하며, 80년대에 나온 전형적이고 기계적인 인물과 달리 인간적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주인공이 나온다. 바로 브루스 윌리스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제작자 래리 고든은 영화가 성공하려면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이 어떤 일을 해내지 못할 것 같다는 인상을 줘야 했는데, 윌리스가 그에 부합하는 보통 사람의 면모를 잘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출처: 20세기 폭스

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에서 국제 테러 행위 보안 전문가 조 리랜드가 지식, 연구, 현장 경험에 기반한다면, [다이 하드]의 존 맥클레인은 보통 사람들처럼 육감에 따라 움직이는 길거리 경찰이다. 윌리스는 거칠고 전형적인 뉴저지 남성으로 분해 관객에게 본능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스튜어트와 드 수자의 기발한 각본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주인공의 행동에 이입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자문하게 한다. 영화에서 맥클레인이 그루버의 부하가 깨트린 유리에 발을 다치고 치료하는 장면을 보자. 이 장면에서 그는 밤새 괴로워하며 화장실 세면대에 앉아 발에 박힌 유리 조각을 뽑아내는데, [람보] 같은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멋진 '자가 수술' 장면과 전혀 결이 다르다. 제작진은 기존 영화와 거리가 먼 캐릭터의 취약성을 전달하며, 관객이 주인공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 같은 전략은 브루스 윌리스가 영화 개봉 전 뉴욕 포스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잘 알 수 있다. "제작진과 함께 존 맥클레인을 취약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그와 같은 사람을 한 명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슈퍼히어로도, 람보도 아니다. 맥클레인은 피곤함, 고통, 두려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또한 [다이 하드]는 액션 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공항을 배경으로 한 [다이 하드] 속편, 달리는 버스를 무대로 한 [스피드], 군함과 기차를 택한 [언더 시즈] 1 & 2, 그리고 빌딩에서의 사투를 그린 드웨인 존슨의 [스카이스크래퍼]까지. [다이 하드]는 장소나 교통수단만 달라진 '다이 하드 영화'의 초석이 되었다. 한 시대의 시작은 다른 시대의 끝을 의미하기도 한다. 벼락 스타 윌리스가 1988년 여름 스탤론과 슈왈제네거를 제쳤을 때, '액션 영화에 나오는 슈퍼맨의 시대'가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레이건 시대의 영웅이었고, [다이 하드]에서 욕심 때문에 범행을 저지르는 한스 그루버는 레이건 시대의 악당이나 다름없었다.

1980년대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는 결코 틀리지 않았으며, 파괴할 수 없는 존재라고 주입할 수 있었던 마지막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보자. "확실성, 대담무쌍함, 확고한 신념을 상징했던 과거의 영웅들은 완전히 사라졌고, 그들의 입지 또한 무너졌다. 아직까지 그 위상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인간상은 두려움, 실망, 불안함,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비논리적인 희망을 전달하는 캐릭터다. 날로 초조해지는 세상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가끔은 모든 것을 실로 엉성하게 연결해 놓은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는데, 이런 기분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악화되기만 한다."

다이 하드Die Hard평점8.98.9점
감독
존 맥티어넌
출연
브루스 윌리스, 알란 릭맨, 보니 베델리아, 레지날드 벨존슨, 알렉산더 고두노프, 폴 글리슨, 윌리엄 아서톤, 드보로스 화이트, 하트 보크너
장르
액션
개봉
1988.12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
수상
2013.02. 프랑스 코망되르 훈장 외 5건
작품
카스바(2015), 바이스: 범죄도시(2015), 신시내티 잡(2016), 퍼스트 킬(2017), 익스트랙션(2015), 프레셔스 카고: 프로 범죄단(2016),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2013), 할리우드 폭로전(2008), 레드: 더 레전드(2013), 지.아이.조 2(2013), 파이어 위드 파이어(2012), 다이하드 : 굿 데이 투 다이(2013), 문라이즈 킹덤(2012), 캐치 44(2011), 루퍼(2012), 익스펜더블 2(2012), 셋업(2011), 콜드 라잇 오브 데이(2012), 레드(2010), 익스펜더블(2010), 써로게이트(2009), 알파독(2006), 샤인 어 라이트(2008), 패스트푸드 네이션(2006), 플래닛 테러(2007), 퍼펙트 스트레인저(2007), 다이 하드 4.0(2007), 럭키 넘버 슬레븐(2006), 헷지(2006), 식스틴 블럭(2006), 씬 시티(2005), 호스티지(2005), 나인 야드 2(2004), 오션스 트웰브(2004), 미녀 삼총사 : 맥시멈 스피드(2003), 태양의 눈물(2003), 하트의 전쟁(2002), 밴디츠(2001), 키드(2000), 언브레이커블(2000), 스토리 오브 어스(1999), 나인 야드(2000), 챔피언의 아침(1999), 식스 센스(1999), 비상계엄(1998), 아마겟돈(1998), 머큐리(1998), 자칼(1997), 제5원소(1997), 라스트 맨 스탠딩(1996), 포룸(1995), 12 몽키즈(1995), 다이 하드 3(1995), 노스바스의 추억(1994), 컬러 오브 나이트(1994), 펄프 픽션(1994), 스트라이킹 디스턴스(1993), 죽어야 사는 여자(1992), 빌리 배스게이트(1991), 허드슨 호크(1991), 마이키 이야기(1989), 다이 하드 2(1990), 다이 하드(1988), 비비스와 버트헤드(1996), 데이트 소동(1987), 허영의 불꽃(1990), 참전 용사(1989), 힙합 프로젝트(2006), 학생회장 암살하기(2008), 브루스 윌리스의 와일드(1994), 마지막 보이 스카웃(1991), 마이키 이야기 2(1990), 헐리우드 차차차(1988), 죽음의 그림자(1980), 위험한 상상(1991), 프랭키 할리우드 가다(1999), 브루노의 귀환(1987), 크로커다일 헌터(2002), 애스트로넛 파머(2007), 쓰리 스토리스 어바웃 조앤(2009), 캅 아웃(2010), 케인 & 린치(2013), 아임 스틸 히어(2010), 레이 더 페이버릿(2012), BB 킹: 더 라이프 오브 라일리(2012), 더 프린스(2014), 감독 알트만(2014), 대폭격(2018), 댓츠 애디쿼트(1989),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2017), 글래스(2019), 데스 위시(2018), 액츠 오브 바이올런스(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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