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반의 장미' 김성철 "'슬빵'이후 주변 의식하게 돼"

에디터 진선 입력 2018. 10. 24. 17:32 수정 2018. 10. 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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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타에서 브라운관 스타, 스크린 스타로 나아간다. TV·영화에서보다 뮤지컬 무대에서 보는 게 익숙했던 배우 김성철(27)은 올해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법자 역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후 KBS 드라마 'To. Jenny'에서 주연을 맡았고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배반의 장미'에서는 김인권, 정상훈, 손담비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배반의 장미'는 아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그린 코미디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다시 한번 웃음 펀치를 날리는 김성철을 만났다.

Q 애드리브 때문에 현장에서 NG가 많았다고 들었다.

A 애드리브는 즉흥적이고 신뢰가 가는 말들이다. 저도 그런 걸 선호하고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정)상훈이 형은 너무 웃겨서 진행을 할 수가 없었다. 40분 동안 촬영을 못 한 적도 있다. 똑같은 대사를 쳐도 계속 다르게 해서 계속 웃겼다. 날 웃기려고 일부러 저러시나 싶었다.

Q 영화에서 맡은 '두석' 역은 무식하고 어리바리한 인물이다.

A 두석이가 쓴 안경은 내가 소품으로 가져간 거다. 옷도 어머니가 사다 준 걸 입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 가방을 메는 위치나 목소리, 이런 걸 신경 썼다. 나는 첫 등장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 캐릭터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게 비주얼이니까. 두석이를 연기할 때는 눈빛에 가장 중점을 뒀다. 흐리멍덩하고 초점이 없어 보이도록 했다.

Q 영화 속 두석과 말투가 흡사하다.

A 내가 긴장하거나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우물거리고, 그렇게 된다. 요새 내 화두는 '세 치 혀를 조심하자'다. 요즘 항상 말조심과 입조심을 생각한다. 인터뷰를 하거나 기자 간담회를 할 때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다 보니 더 우물거리게 되는 것 같다.

Q 두석과 본인의 성격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나.

A 많이 다르다. 나는 눈치가 빠른 편이어서 상황 판단도 빠르다. 두석이는 눈치도 없고 말귀도 잘 못 알아듣는다. 그런데 시사회 때 영화를 보는데 두석이가 아니라 인간 김성철이 보일 때가 있더라. 아쉬웠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더 나은 걸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Q '배반의 장미'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뭔가.

A 시나리오가 좋았다. 각박한 세상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죽겠다고 결심했는데 막상 죽을 용기는 안 나고, 미지가 등장하면서 삶을 다시 찾는다. 그 과정을 보니 이 사람들이 되게 외로웠구나 싶었다. 촬영하면서 이건 코미디지만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인권이 형, (정)상훈이 형, (손)담비 누나, 선배님들한테 배울 점이 많으니까 나야 뭐 당연히 "하겠습니다" 했다.

Q 언론 시사회 때 영화 평이 사실 좋지는 않았다.

A 다들 아쉬운 점은 있을 거다. 근데 나는 성격이 기대를 별로 안 하는 편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때도 별 기대를 안 했다. 장점이나 좋은 장면이 하나라도 남았다면 내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첫 영화고, 스쳐 지나가는 역도 아니었다.

Q 기대를 안 하는 성격이란 건 어떤 건가.

A 사람이니까 당연히 기대는 한다. 근데 나는 누가 내 작품에 대해 물어보면 '재미없다'고 말한다. 이러면 기대를 안 하게 되잖나. 그럼 나중에 보고 생각보다 괜찮다고 할 수도 있고. 나는 항상 기대를 안 할수록 좋더라.

Q 자신감이 부족한 편인가.

A 자신감은 내가 갖고 있으면 된다. 그걸 굳이 표출할 필요가 없는 거다. 군대에 있을 때 자신감이 너무 넘쳐서 혼이 많이 났다. 그때 굳이 내가 나서서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어렸을 때는 끼가 너무 많아서 주체를 못 했다. 뮤지컬로 데뷔할 때만 해도 도를 넘기도 하고 그랬다. 엊그제 데뷔했을 때 팀을 만났는데 나보고 눈이 많이 죽었다더라. 예전에는 불을 켜고 살아서 눈에 독기가 가득했다면서. 근데 나이 먹고도 계속 그러면 객기인 것 같다. 차분할 땐 차분하게 있어야지.

Q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때 들뜨진 않았나.

A 전혀 안 그랬다. 어렸을 때부터 겸손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위험한 성격이라고. 그래서 지금 더 조심한다. 사실 공연을 할 때나 지금이나 내 삶이 변하진 않았다. 똑같다. 다만 주변을 조금 의식하게 됐다.

Q 올해 김성철은 '열일'했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A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1년 동안 뭐 했지? 내 삶의 모토가 '후회하지 말자'다. 최근에는 후회되는 일이 많았다. 예전에는 연기에 최선을 다했다. 한번은 몸이 안 좋아서 끝나자마자 쓰러져 응급실에 갔다. 그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나 싶더라. 어쨌든 그 모토에 맞게 살았는데 요즘은 그냥 집에 있다. 뭐라도 배우고 생산적인 걸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있다. (웃음)

김성철
수상
없음
작품
배반의 장미(2018)
배반의 장미평점5.75.7점
감독
박진영
출연
김인권, 정상훈, 손담비, 김성철, 박철민, 신현준
장르
코미디
개봉
2018.10.18

사진 김수(라운드 테이블)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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