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극] 제이크 질렌할의 인생영화 vs 최악의 영화

최승우 입력 2018. 9. 2. 22:45 수정 2018. 9. 4. 18: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믿고 보는 제이크 질렌할에게도 흑역사는 있었지
출처 : 이미지=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언제부터인가 제이크 질렌할이라는 이름은 할리우드 영화를 고를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보증수표 중 하나가 되었다. 그가 어떤 장르의 영화에 출연해서 어떤 캐릭터를 맡든 일정 수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줄 거라는 확신이 든다는 뜻이다. 이런 대단한 신뢰는 단순히 슈퍼스타나 흥행배우라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잘생긴 얼굴, 탄탄한 육체,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눈빛까지 가졌다.

물론 제이크 질렌할 역시 신인 시절이 있었고, 작품 보는 눈이 미숙했던 시기나 흑역사도 있었다. 얼마 전 미국의 영화 전문매체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Taste of Cinema)’에서 제이크 질렌할이 출연한 최고의 영화와 최악의 영화를 선정해 발표했다. 그중 최상위와 최하위에 랭크된 작품들을 각각 5편씩 소개해본다. 물론 그중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들도 있으니 받아들이는 건 각자의 마음이다.


인생영화!

5. 에너미 (Enemy, 2013)

출처 : 이미지=영화 <에너미>

<에너미>는 평화롭지만 건조한 삶을 살던 교수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발견하고, 각자의 삶을 침범하며 겪게 되는 혼란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를 통해 제이크 질렌할은 모든 배우들이 한 번쯤은 원하는 희망사항 중 하나를 이룰 수 있었다. 동일인물이지만 대조적인 인격을 지닌 두 사람을 동시에 연기하는 것이다. 비록 관객이 이 심오하고 복잡한 심리스릴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에너미Enemy평점6.56.5점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제이크 질렌할, 멜라니 로랑, 사라 가던, 이사벨라 로셀리니, 스티븐 R. 하트, 조 아겔레키, 재인 모팻, 조슈아 피스, 팀 포스트
장르
미스터리
개봉
2014.05.29


망작 혹은 그냥 그런 영화!

5. 투모로우 (The Day After Tomorrow, 2004)

출처 : 이미지=영화 <투모로우>

기상이변을 다룬 영화 <투모로우>는 과학적인 고증 오류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는 여러 가지로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얻었다. 할리우드의 특수효과를 최대한 활용한 수작. 그러나 이를 반대로 말하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특히 재난영화에서 진짜 스타는 언제나 특수효과다. 제이크 질렌할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은 과장된 세계구급 재난과 진부한 스토리의 뒤에 가려졌다. 실제로 이 영화는 감독의 전작 <인디펜던스 데이>와 놀랄 만큼 비슷한 구석이 많다.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평점8.38.3점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데니스 퀘이드, 제이크 질렌할, 이안 홀름, 에미 로섬, 셀라 워드, 대쉬 미혹, 제이 O. 샌더스, 오스틴 니콜스, 알제이 스미스
장르
액션
개봉
2004.06.03


인생영화!

4. 도니 다코 (Donnie Darko, 2001)

출처 : 이미지=영화 <도니 다코>

이 기괴한 분위기의 저예산 SF는 투자를 받지 못해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고, 흥행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숨겨진 걸작으로 꼽는 영화다. 또한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커리어에서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게 된 작품이다. 삐딱하고 내성적이라 주위와 잘 섞이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캐릭터는 예나 지금이나 그에게 딱 맞는 옷이라는 걸 보여준다. 친누나인 매기 질렌할과 남매 역으로 함께 출연한 영화이기도 하다.

도니 다코Donnie Darko평점7.67.6점
감독
리차드 켈리
출연
제이크 질렌할, 아서 택시에르, 홈즈 오스본, 페이션스 클리블랜드, 패트릭 스웨이지, 베스 그랜트, 드류 베리모어, 노아 와일, 매리 맥도넬
장르
미스터리
개봉
2002.11.22


망작 혹은 그냥 그런 영화!

4. 렌디션 (Rendition, 2007)

출처 : 이미지=영화 <렌디션>

이 영화에 대해서는 준수하다는 의견과 그저 그렇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는데, 후자가 좀 더 비중이 높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꽤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반응이 있다. 끔찍하게 지루한 영화라는 것. 꽤 진중하고 흥미진진한 소재인 건 맞는데, 너무 많은 사건들을 의욕적으로 벌려놨다가 수습에 실패해버렸다. 물론 제이크 질렌할은 이 영화 찍다가 리즈 위더스푼과 사랑에 빠졌으니 잘 됐다면 잘 된 것이지만, 이별 이후의 행보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

렌디션Rendition평점6.76.7점
감독
개빈 후드
출연
제이크 질렌할, 리즈 위더스푼, 메릴 스트립, 알란 아르킨, 피터 사스가드, 오마 멧월리, 이갈 나오르, 모아 쿠아스, 지넵 오우카치
장르
스릴러
개봉


인생영화!

3.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2005)

출처 : 이미지=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제이크 질렌할의 이름은 몰라도 ‘브로크백 마운틴의 누구누구’는 다 안다. 그만큼 제이크 질렌할의 커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이름을 세상에 확실하게 각인시킨 작품이다. 이 영화가 퀴어영화라는 특징을 떠나 애절한 로맨스로 지금까지 회자될 수 있는 것은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영화의 감정 표현은 히스 레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이는 오랜 세월 감정을 삭이며 그를 바라보는 제이크 질렌할의 절제된 연기 때문에 가능했다.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평점8.88.8점
감독
이안
출연
히스 레저, 제이크 질렌할, 미셀 윌리엄스, 앤 해서웨이, 랜디 퀘이드, 린다 카델리니, 발레리 플랜체, 그레이엄 벡켈, 로버타 맥스웰
장르
드라마
개봉
2006.03.01


망작 혹은 그저 그런 영화!

3.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 2010)

출처 : 이미지=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는 제이크 질렌할을 대형 블록버스터와 인연이 없도록 만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퀄리티 떨어지는 CG, 진부한 이야기, 재미없는 액션 등으로 평단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정작 관객들은 즐길 만한 구석이 있는 오락영화라는 반응이었지만, 그에 비해서는 흥행 성적이 처참할 지경. 결과적으로 게임 원작 영화가 잘 된 경우가 없다는 속설을 다시 입증한 사례가 됐으며, 제이크 질렌할에게는 흑역사의 하나로 남았다.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평점8.48.4점
감독
마이크 뉴웰
출연
제이크 질렌할, 젬마 아터튼, 벤 킹슬리, 알프레드 몰리나, 스티브 투상, 토비 켑벨, 리차드 코일, 로널드 픽업, 리스 리치
장르
액션
개봉
2010.05.27


인생영화!

2. 조디악 (Zodiac, 2007)

출처 : 이미지=영화 <조디악>

21세기 최고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조디악>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 주변에서 벌어진 ‘조디악 연쇄살인’을 다루고 있다. 살인마 조디악의 살인 일지와 암호문이 신문사에 도착하며 영화가 시작되는데, 제이크 질렌할은 이를 해석해내며 경찰도 두 손 든 살인사건에 끈질기게 매달리는 만평가 로버트 역을 맡았다. 그의 절제된 연기는 전반적으로 담담하고 기본에 충실한 영화의 흐름과 완벽하게 조화되며 엄청난 집중력을 연출해낸다.

조디악Zodiac평점7.17.1점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안소니 에드워즈, 브라이언 콕스, 존 캐롤 린치, 리치몬드 아퀘트, 밥 스티븐슨, 존 레이시
장르
범죄
개봉
2007.08.15


망작 혹은 그저 그런 영화!

2. 버블 보이 (Bubble Boy, 2001)

출처 : 이미지=영화 <버블 보이>

흥미롭고 독창적인 콘셉트, 유능한 배우, 그리고 감각적인 촬영으로 무장한 이 영화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될 요소들을 두루 지니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좋은 시나리오만 갖춰졌다면 말이다. 제이크 질렌할이 맡은 지미는 선천적으로 면역기능이 결여된 탓에 무균실 안에서 살아가는 괴짜인데, 그가 맡은 역할 중 가장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우며 또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엉성한 이야기 때문에 그의 연기는 의미 없이 겉돌고 종종 불편함을 유발한다.

버블 보이Bubble Boy평점7.07.0점
감독
블레어 헤이스
출연
제이크 질렌할, 수지 커츠, 마리 쉘튼, 대니 트레조, 존 캐롤 린치, 데이브 셰리단, 브라이언 조지, 패트릭 크랜쇼, 스티븐 스피넬라
장르
코미디
개봉
0000


인생영화!

1. 나이트 크롤러 (Nightcrawler, 2014)

출처 : 이미지=영화 <나이트 크롤러>

어떤 배우가 유독 잘할 수 있는 ‘시그니처 연기’가 있다면, 제이크 질렌할에게는 <나이트 크롤러>의 캐릭터가 바로 그럴 것이다. 영화에서 그는 특종이 될 만한 사건현장을 촬영해 언론에 팔아넘기는 ‘나이트 크롤러’ 루이스를 연기했다. 13kg를 감량하고 찍은 것으로도 유명한 제이크 질렌할의 광기 어린 연기는 네트워크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가 만든 소시오패스의 롤 모델을 보여준다. 그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게 논란이 됐을 정도로, 제이크 질렌할의 가장 매혹적인 모습을 유감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나이트 크롤러Nightcrawler평점8.38.3점
감독
댄 길로이
출연
제이크 질렌할, 르네 루소, 빌 팩스톤, 앤 쿠삭, 케빈 람, 리즈 아메드, 켄 쇼크넥, 에릭 랜지, 제니퍼 폭스
장르
범죄
개봉
2015.02.26


망작 혹은 그저 그런 영화!

1. 엑시덴탈 러브 (Accidental Love, 2015)

출처 : 이미지=영화 <엑시덴탈 러브>

이 영화의 제작년도는 2015년이지만 프로젝트는 2008년부터 시작됐다. 그 동안 출연배우들의 개런티 문제, 스태프들의 임금 미지급 등 트러블이 끊임없이 생기며 무려 14번이나 촬영이 중단됐다고 한다. 그 결과 과장된 제스처와 산으로 가는 스토리가 얼기설기 뒤섞인 망작이 됐다는 혹평을 받았다.(물론 일부에서는 컬트영화로 인정받기도 한다) 제이크 질렌할은 나사 몇 개쯤 빠진 하원의원을 맡아 분투했지만 영화의 병맛스러움에 묻혀버린 감이 있다.

엑시덴탈 러브Accidental Love평점7.17.1점
감독
데이비드 O. 러셀
출연
제이크 질렌할, 제시카 비엘, 제임스 마스던, 커스티 앨리, 폴 르벤스, 캐서린 키너, 제임스 브롤린, 데이빗 램지, 올리비아 크로시치아
장르
코미디
개봉
2015.05.07


페이퍼백 에디터 | 최승우
movie.paperbag@gmail.com
저작권자 ©페이퍼백,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저작권자 ⓒpaperbag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