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앤건

알고 보면 더 재밌고 몰라도 상관없는 [인크레더블2]의 깨알 정보를 정리해 드린다.

1. 무려 14년 만의 속편, 뭐 그 정도야.

[인크레더블2]는 전작 [인크레더블] 이후 무려 14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원래 픽사는 올해 [토이스토리4]를 개봉하고, [인크레더블 2]는 내년에 개봉하려고 했었으니 하마터면, 15년 만의 속편이 될 뻔했다.

14년이라는 기간은 역대 픽사 및 디즈니 장편 영화를 통틀어서도 최장 기록이다. 하지만 [인크레더블2]가 유난히 오래 걸린 것이라고 할 순 없다.

실제로 [니모를 찾아서] 이후 [도리를 찾아서]가 나오기까지도 무려 13년이나 걸렸다. [몬스터 주식회사]부터 [몬스터 대학교]까지는 12년이 걸렸고, [토이스토리 2]부터 [토이스토리3]까지는 11년이 걸렸다.

2. 배경은 1964년

[인크레더블2]에는 초고속 자기 부상 열차, 호버크래프트 유람선, 리모콘으로 호출하면 혼자 달려오는 자율주행차 등 온갖 최첨단 과학이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흔히 쓰는 스마트폰 같은 문화가 없고, 구식 유선 전화기가 주로 사용된다. TV와 각종 모니터 역시 대부분 흑백의 볼록한 브라운관이다.

사실 이 시리즈는 196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1964년 가을의 미국이다. 극중 TV를 보는 장면에서 나오는 프로그램은 1963~1965년에 미국 ABC 방송국에서 방영된 SF 호러 드라마 [제3의 눈]과 1964~1965년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조니 퀘스트]다.

3. 잭잭의 초능력은 몇 종류?

전편에서 이 집의 막내 ‘잭잭’은 이미 몇 가지 능력을 보여주었다. 베이비시터 캐리가 돌보는 동안 깜짝놀랄 능력 몇 가지를 선보인 바 있고, 그 능력으로 위기를 스스로 벗어나기도 했다.

[인크레더블2]에서는 이 능력들이 제대로 발현된다. ‘판타스틱4’의 휴먼-토치 스타일로 온몸이 불타오르는 능력, 여러 분신을 만드는 능력, [헬보이]를 연상시키는 악마로 변하는 능력, 슈퍼맨처럼 눈에서 강력한 레이저 광선을 내뿜는 능력, 물체 통과 능력, 비행술 등등이 있겠다. 팬들이 확인한 잭잭의 능력은 모두 17가지다.

4. 잭잭의 숙적 너구리 이름은 ‘록키’

극 중 잭잭은 아빠(미스터 인크레더블)가 지쳐 잠든 사이, 마당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던 너구리와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초능력을 선보인다.

이 시퀀스는 신나고, 웃기고, 귀엽고, 기발한 데다 배경음악까지 좋은, 어쩌면 이번 영화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힐 만 하다. 영화에서 이 너구리는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장면에 사용된 배경음악에는 ‘록키 vs 잭잭’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너구리 이름이 록키였던 것이다.

5. 브래드 버드 감독은 ‘각본왕’

브래드 버드 감독은 아카데미 상을 두 개 받았다. [인크레더블]과 [라따뚜이]로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의 상을 받은 것. 그리고 그는 이 두 애니메이션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 부문 후보에도 두 차례 올랐다.

감독이 자신의 작품의 각본까지 맡아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두 번 이상 오르는 일은 의외로 드물다. 우디 앨런과 잉마르 베리만 같은 ‘타짜’를 제외하면 타란티노, 코엔 형제, 웨스 앤더슨 정도가 3회 후보에 오른 기록이 있다. 심지어 마틴 스콜세지와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거장들은 단 한 차례도 각본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인크레더블 2]의 브래드 버드 같이 두 번 이름을 올린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 폴 토머스 앤더슨 정도다.

픽사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월-E], [업], [인사이드 아웃] 등이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이 작품들에 참여한 피트 닥터, 밥 피터슨, 앤드루 스탠턴 등은 아카데미 단골 후보들인데, 이렇게 3~5명의 작가 크레딧이 공동으로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브레드 버드는 인크레더블 전편과 속편에서 오직 혼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브래드 버드Brad Bird

수상

2008.제8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외 5건

작품

인크레더블 2(2018), 투모로우랜드(2014),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2011), 라따뚜이(2007), 인크레더블(2004), 아이언 자이언트(1999), 심슨 가족(1999), 원 맨 밴드(2005), 잭-잭의 공격(2005), Mr. 인크레더블 앤드 파리(2005), 보웰넷 : 언 에세이 바이 사라 보웰(2005), 버드 럭키는 누구인가?(2004), 1906(), 심슨 가족 20주년 스페셜(2010), 포그 시티 매버릭스(2007), 8번가의 기적(1987)

6. 고담 시와 배트 시그널

[인크레더블2]는 전편에 이어 “법치국가에서 슈퍼히어로 자경단의 활약은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란을 다룬다.

대부분의 슈퍼히어로 시리즈에서 즐겨 다뤄지는 테마로 [왓치맨],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에서도 주요 갈등의 원인이다. 특히, 배트맨 시리즈의 배경인 고담 시가 유난히 범죄와 비리가 극심한 도시로 묘사되는 만큼 초법적 자경단인 배트맨의 필요성과 관련된 갈등도 더욱 첨예하게 드러난다.

작품은 이와 같은 갈등을 뚜렷하게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고담 시 같은 범죄 도시로 설정했다. 그래서 슈퍼히어로의 부활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기업 ‘데브테크’의 고층빌딩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풍경이 고담 시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심지어 이 장면의 하늘을 자세히 보면 빌딩 옆으로 흐릿하게 떠 있는 ‘배트 시그널’도 발견할 수 있다.

7. 픽사 이스터에그 찾기

픽사 애니메이션에는 언제나 등장하는 몇 가지 ‘이스터에그’가 있고 팬들은 이번에도 이를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다.

픽사의 상징 ‘루소볼(Luxo Ball)’은 전편에서는 잭잭의 장난감중 하나로 등장했는데, 이번엔 침대 옆에 붙어있는 그림으로 등장한다. ‘피자 플래닛 트럭 (pizza planet truck)’은 엘라스틴 걸이 스크린 슬레이버를 추적하는 장면을 주목하면 찾을 수 있다. A113은 바이올렛과 토니가 데이트할 때 갔던 극장에서 등장한다.

인크레더블 2Incredibles 2평점8.18.1점

감독

브래드 버드

출연

크레이그 T. 넬슨, 홀리 헌터, 사라 보웰, 헉 밀너, 사무엘 L. 잭슨, 일라이 푸실, 캐서린 키너, 밥 오덴커크, 마이클 버드

장르

애니메이션

개봉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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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기성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