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재 "'염라언니' '햄버거 아저씨' 별명..대중과 거리감 사라져" ②

에디터 신동혁 2018. 8. 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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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에서 이어집니다.

 

아직도 많은 영화 팬들에게 이정재(46)는 ‘시월애’ ‘선물’ 속 로맨틱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조금 시점을 최근으로 당겨도 ‘신세계’ ‘암살’ ‘하녀’ 등에서의 카리스마 배우의 면모가 바로 그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얼굴이었다.

 

‘도시남’의 정석이었던 그가 ‘신과함께’(감독 김용화)를 통해 ‘염라언니’로 변신, 새로운 이미지로 극장가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배우 스스로도 과거보다 더 친숙한 배우로 여겨지는 지금 같은 반응에 만족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팬분들이 예전보다 저를 더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이미지 망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러웠어요. 그러다보니 더 거리감이 생겼던 거죠. 그런데 이제는 팬분들도, 또 저도 편해지면서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가능해졌어요. ‘염라언니 ’염라스틴‘ 같은 별명이 대표적이죠.(웃음) 심지어 요즘 어린 친구들은 제게 ’햄버거 아저씨‘라고 한다니까요.”

이정재는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이후 벌써 25년차 배우다. 오랜 기간 배우로 살았지만, 아직도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은 다소 의외로 다가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정재’하면 도시를 벗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더 나도 모르게 ‘차도남’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되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그런 사람만은 아니라고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생각보다 소탈하거든요.(웃음) 제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제 모습을 알아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시는게,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무척 좋아요. 인간 이정재와 배우 이정재가 비로소 같아진 느낌이에요.”

 

최근 이정재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도둑들’(2012), ‘빅매치’(2014), ‘암살’(2015) 등 다소 허술하거나, 악역의 페이스를 연기하는 모습을 자주 살펴볼 수 있다. 얼굴에 묻은 잘생김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었는지 문득 궁금증이 들었다.

“배우라면 누구든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건 저뿐 아니라 관객분들도 원하시더라고요. 물론 익숙하지 않은 건 늘 어려워요. 하지만 보람이 있죠. 요즘에는 팬분들이 ‘악당은 안 하면 안 돼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아마도 매력적인 악역이 온다면 또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웃음) 배신하는 것 같아서 조금 죄송하네요.”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정재는 ‘좋은 배우의 조건’에 대해 ‘유연함’을 꼽았다. 그를 위해 지금도 그는 어린 후배들과 잦은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배우의 아우라에 취해 고고하게 뻗대는 것이 아니라, 도태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은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여겨졌다.

“제가 배우 활동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소속사(아티스트 컴퍼니)를 창립한 거예요. 저는 후배들에게 선배가 아니라 ‘늙은 동료’로 여겨지고 싶어요.(웃음) 나이차만 있을 뿐 같은 입장이거든요. 함께 대화를 자주 나누는데, 말을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트렌디하고 신선한 생각이 저를 깨워주는 느낌이죠. 나이 들었다고 꼰대가 되기보단 포용력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런데... 신조어는 차마 못 따라가겠더라고요.(웃음)”

 

마지막으로 이정재에게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소망을 품고 있는지를 물었다.

“글쎄요. 사실 제가 어떤 큰 포부가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욕심을 부려보자면 영화라는 제 일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나중에 제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가늠이 안 돼요. ‘잘했다’는 말도 좋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가장 좋은 게 아닐까요.”

신과함께-인과 연평점7.27.2점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조한철, 김명곤, 정유안, 이정재
장르
판타지
개봉
2018.08.01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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