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당' 지성 "난 타고난 배우 아닌 노력형"

에디터 진선 2018. 9. 2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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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영화다. 브라운관에서는 자주 얼굴을 비췄지만 스크린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배우 지성(41)이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부드러운 목소리의 그가 이번엔 광기로 물들어가는 젊은 흥선대원군으로 분했다.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지성이 연기한 흥선은 박재상과 의기투합, 같은 길을 걸었으나 욕망이 엇갈리며 갈등을 빚고 급기야 파국에 이른다.

 

 

"승우씨는 제가 팬이다. 예전에 와이프가 '지킬 앤 하이드'를 보러 가자고 해서 그때 처음 봤다. 무대 위에서 자유자재로 연기하는데 깜짝 놀랐다. 완전히 매료돼서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명당'을 선택한 것도 조승우씨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 그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흥선대원군은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캐릭터다. 자연스레 흥선을 연기했던 다른 배우들과의 비교도 따를 것이었다.

"기존 배우들을 참고하고 싶진 않았다. 나만의 흥선을 그리고 싶었다. '명당'의 흥선은 잘 알려진 시기가 아닌, 젊은 시절의 흥선이다. 목숨을 부지하고자 했던 흥선의 마음이 어떨까를 많이 생각했다. 열등감, 굴욕, 패배감 말이다. 세상에 흥선 편은 없었을 것이고 그는 다만 '상갓집 개'였다. 그런데 그를 따르는 무리가 있었다. 그 리더십이 뭘지 고민했다."

 

 

'명당'에서 지성의 역은 크다. 가장 드라마틱하나 감정선을 보이는 인물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흥선의 몸부림은 역사적 비극을 암시하며 더 위태롭게 그려진다.

"흥선은 왕족이었지만 왕족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늘 무시당했고 멸시받았다. 가슴 아픈 일을 겪고 이겨내야 했기에 더 욕망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얼핏 보면 단순한 광기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실제로 우리는 그 뒤의 역사를 알지 않나.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다."

한편 지성은 연습벌레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도 액션 연기를 연습하다 칼이 부러지기까지 했다.

"나는 타고난 배우가 아니라 노력형이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하나씩 노력으로 입력했다. 촬영장에서 촬영에 집중하지 않고 놀고 있으면 안 되지 않겠나. 집중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내 촬영이 아닐 때도 몸을 움직였다. 그래야 연기에 들어갔을 때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다."

 

 

'명당'은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나라를 구하려는 욕망, 권력을 쟁취하고 싶다는 욕망, 살아남고 싶다는 욕망 등 여러 인물의 각자의 눈빛으로 달려간다. 지성에게 욕망을 묻자 가족 이야기가 나왔다.

"어릴 때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과 방법을 명확하게 갖고 있었다.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살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머니 빚을 갚아 드리고픈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 꿈을 이루고 나니 허망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나란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 본 거다. 이후 이보영씨를 만나고 연애하며 내가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를 알겠더라."

그는 다정한 남편과 아버지로 유명하다. 실제로 만난 지성은 소문과 다르지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가족에 대한 애정이 드러났으니 말이다.

 

 

지성은 이보영을 만난 후 삶이 많이 바뀌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자신을 사랑할 줄 몰랐다. 누구도 마음을 쓰다듬어 준 적이 없었는데 와이프가 처음으로 내 마음을 쓰다듬어 줬다. 그 위로가 처음에는 생소하고 거칠게 느껴졌지만 나중엔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지유 아빠, 이보영의 남편으로 불리기를 꺼리지 않는 그의 동력은 언제나 가족이었다.

"1년 전에 가정사로 속상한 게 있어 얘기를 나누다 와이프에게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해 줘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얘기했다.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심이었다. 와이프도 같이 울었다. 소소한 행복만 느끼며 사는 게 어렵다는 걸 결혼하며 깨닫고 서로 욕심 버리고 살고 있다."

명당FENGSHUI평점7.27.2점
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박충선, 백윤식, 이원근, 박충선
장르
시대극
개봉
2018.09.19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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