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미다스의 손'된 이유 "고교때 잘 놀아서"

에디터 홍정원 2018. 12. 17. 1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잘 놀아야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다. 강형철 감독이 그런 연출자다. 산책하며 디스코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이 장르에서 희로애락을 느꼈고 희로애락이 담긴 춤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영화 ‘스윙키즈’(19일 개봉)가 탄생했다. 특히 강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드는 데는 그의 학창시절을 보면 알 수 있다. 제주 대기고등학교 재학시절 같은 반이었던 영화 ‘만남의 광장’ 김종진 감독 증언에 따르면 강 감독은 이미 ‘될성부른 나무’였다. “고교시절 (강)형철이가 워낙 잘 놀았어요. 공부하는 무리, 노는 무리가 있었는데 노는 무리에 있던 친구죠. 그래서 ‘과속스캔들’ ‘써니’처럼 영화를 잘 만드는 거예요.”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 스윙키즈 배급사 NEW 제공

이같은 동창의 말에 “맞다. 내가 춤 좀 추고 잘 놀았다. 제주도가 폐쇄된 곳이라 록카페 같은 건 없었고. 학교에서도 춤을 많이 추고 음악을 많이 들었다”고 수긍한 강형철 감독. 음악이나 춤과 관련된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생활 속에서 늘 그것들을 접해야 할 터. 놀다가 영화의 영감이 떠오른 대표적인 영화가 ‘스윙키즈’인데 어떻게 만들게 된 것인지 A부터 Z까지 좀더 자세히 들어봤다.

# 뮤지컬이 원작? 로기수의 강형철화 재창조

“어느 날 산책하면서 디스코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꽂혀서 춤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이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권했고 이를 모티브로 기본 틀만 가져와 내 스타일로 재창조해냈어요. ‘로기수’가 원작으로 알려졌는데 사실 원안 정도돼요.”

원안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강 감독이 각본을 새로 쓴 것이나 진배없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로기수’는 로기수와 그의 형 로기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신파 요소도 강한데 ‘스윙키즈’는 달라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관리자와 포로의 버디 형식으로 찍고 싶었어요. 또 댄스팀 결성에 중점을 두죠. 그동안 매 작품, 캐릭터에 맞는 완벽한 적역이라 생각하는 배우들만 캐스팅했어요. 스타성은 안 봐요. 시나리오 과정부터 공과 시간을 들여 그동안 연출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예요.”

‘스윙키즈’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에 새로 부임한 미군 소장이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남한 민간인, 인민군, 중공군 등 오합지졸 포로들과 남한 통역사로 ‘스윙키즈’ 탭댄스팀을 결성하는데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자유를 향한 갈망을 그린다. 그는 전작 ‘과속스캔들’ ‘써니’처럼 러닝타임 133분 동안 관객을 웃겼다 울렸다, 들었다 놨다 한다.

스윙키즈 속 한 장면 / 스윙키즈 배급사 NEW 제공

# 재즈 같은 영화

강형철 감독은 평소 가장 좋아하고 즐겨듣던 음악 장르로 단연 재즈를 꼽았다. ‘발춤’이라 할 수 있는 탭댄스와 ‘흔들거리다’(Swing)는 단어에서 유래된 스윙재즈(Swing Jazz)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때문에 그는 스윙재즈의 대표 뮤지션인 베니 굿맨(Benny Goodman)의 ‘싱싱싱’(Sing, Sing, Sing)을 클라이맥스에 삽입해 마지막 스윙키즈 공연에서 감흥과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1930~50년대 ‘빅밴드(10인 이상의 재즈 오케스트라) 재즈’도 대미를 장식한다. 재즈 역사에서 가장 대중적 인기를 끈 스타일이 스윙재즈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싱싱싱’과 스윙키즈 탭댄스를 통해 스크린에 구현해내 관객의 발과 엉덩이를 들썩이게 한다. 좋아하는 장르 재즈처럼 판에 박힌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영화를 보다 보면 다음 장면이 예측 될 때가 있잖아요. ‘스윙키즈’는 그런 뻔한 전개를 피하고 싶었어요. 변주를 주는 재즈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갑자기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중공군 포로가 춤 동작으로 대화하기도 하는 등 예측불가 전개로 변주를 주고 싶었어요.”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 스윙키즈 배급사 NEW 제공

강형철 감독이 ‘감독의 변’에서도 밝혔듯, ‘스윙키즈’는 한국전쟁이라는 가장 아픈 시대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만나 춤으로 행복하고자 몸부림쳤던 오합지졸 댄스단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비극적 역사인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신나는 행위인 ‘춤’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쟁과 이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그의 변(辯)처럼, 재즈의 변주처럼, 정형화되지 않은 스토리가 신선하다. ‘스윙키즈’는 춤에 관한 이야기지만 춤 장면이 기대보다 많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변주라면 변주다. 그는 “춤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도 지겨울 거라 생각했다. 클라이맥스를 위해 아껴놨다”고 말했다.

②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강형철
수상
2012.01.31 제3회 올해의 영화상 감독상 외 8건
작품
스윙키즈(2018), 타짜-신의 손(2014), 써니(2011), 과속스캔들(2008), 시네노트(2012)
스윙키즈Swing Kids평점9.69.6점
감독
강형철
출연
디오, 박혜수, 자레드 그라임스, 오정세, 김민호, 박찬우, 강형철
장르
드라마
개봉
2018.12.19

에디터 홍정원  hongcine7@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