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이 만든 장기하와 얼굴들의 뮤직비디오

안성민 입력 2018. 10. 30. 12:10 수정 2018. 10. 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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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 얼굴들’이 2018년 연말을 기점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11월 1일 발매 예정인 5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10년에 걸친 밴드 활동을 마치기로 한 것. 음반 발매에 앞서 타이틀곡 ‘초심’을 선공개 했는데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윤종빈 감독이 연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초심’을 포함해 영화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를 몇 편 소개해본다.

윤종빈 감독 - 장기하와 얼굴들의 <초심>

’장기하와 얼굴들’과 윤종빈 감독이 다시 뭉쳤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삽입곡 ‘풍문으로 들었소’를 불렀었다. 그리고 마지막 앨범의 타이틀곡 ‘초심’의 뮤직비디오를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것. 주인공을 맡은 장기하를 필두로 밴드 멤버들이 총출동했으며 김성균, 박성웅, 이선빈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범죄와의 전쟁> 당시 모습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단발머리를 한 나이트클럽 사장 김성균으로부터 갖은 괴롭힘을 당하던 웨이터 장기하가 멋지게 변신해 복수한다는 줄거리인데, 장기하가 한 눈에 반한 섹시 댄서 이선빈 캐릭터가 뜻밖의 반전을 선사한다. 우원재, 리짓군스 등 뮤지션들의 깨알 같은 카메오 출연도 또다른 볼거리다.



이요섭 감독 – Zion.T(feat. 이문세)의 <눈>

영화 <소공녀>의 에필로그라고 해도 좋겠다. 영화 개봉일을 기준으로 생각하자면 프롤로그라고 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자이언티가 이문세와 같이 부른 겨울노래 ‘눈’의 뮤직비디오에서 안재홍은 호주머니 속 동전까지 탈탈 털어 호텔에서 가장 비싸고 좋은 방을 예약하고 그녀가 오기를 기다리는 가난한 남자친구를 연기한다. 마치 <소공녀>에서 주인공인 미소와 가난한 일상을 함께 꾸려가던 그녀의 남자친구처럼 말이다. 이 쓸쓸하고 서정적인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것은 <범죄의 여왕>의 감독이면서 <소공녀>를 연출한 전고운 감독의 배우자이기도 한 이요섭 감독이다. 오지 않은 그녀의 옷을 품에 안고 왈츠를 추는 비현실적인 낭만은 흩날리는 눈처럼 녹아버리지만 남자는 지금이 아니더라도 그녀가 올 것이라 믿는다. 이 곡을 통해 ‘희망’에 대해 전하고 싶었다던 자이언티의 말처럼 말이다.



임필성 감독 – 2017 월간 윤종신 12월호 <추위>  

월간 윤종신 2017년 12월호 ‘추위’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것은 윤종신이 진행을 맡았던 JTBC의 영화 예능 프로그램인 ‘전체관람가’를 통해 친분을 다지고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라는 팟캐스트를 함께 만들어가며 그 친분을 이어온 영화감독 임필성이다. 창작의 길을 선택한 이들이 그 길을 걷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시련과 고난을 겨울 추위에 빗대어 노래한 곡인데 성냥팔이 소녀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눈 내리는 겨울 밤을 배경으로 타 들어가는 성냥불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진선규, 배두나 배우가 출연하는데 <범죄도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배우 진선규가 겪어낸 무명 생활이 길었던 만큼 배고픈 길을 가는 창작자들이 겪는 시련을 노래한 이 곡의 가사가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우문기 감독 – 페퍼톤스의 <ping-pong>, <캠퍼스 커플> 

영화 <족구왕>의 결말에서 사랑과 낭만, 그리고 족구장이 돌아온 캠퍼스 위를 흐르던 고즈넉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기억하실 지 모르겠다. ‘청춘’이라는 엔딩 타이틀의 곡목을 소개한 교내방송 아나운서는 바로 페퍼톤스의 두 멤버 이장원과 신재평이었다. 이들의 인연은 페퍼톤스 3집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저예산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고자 하던 페퍼톤스 멤버들이 지인으로부터 당시 미대 4학년 학생이던 우문기 감독을 소개받았던 것. 이후 우문기 감독은 3집부터 5집까지 전속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페퍼톤스의 거의 모든 뮤직비디오를 도맡아 연출하게 된다. 그 가운데 우문기 감독의 경쾌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꼽자면, 페퍼톤스 두 멤버가 각각 천재형과 노력형 탁구선수로 분해 서로 대결하는 컨셉의 ‘’PING-PONG’, 그리고 아이폰 4대를 나란히 놓고 4개의 분할화면처럼 활용한 ‘캠퍼스 커플’ 등을 들 수 있다.  


양익준 감독 – 옥상달빛의 <직업병>

옥상달빛의 ‘직업병’은 작사와 작곡을 담당한 멤버 김윤주가 제주도 여행을 가서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혼자 비를 맞으며 공연을 하는 어느 뮤지션의 모습을 보고 만들게 된 노래라고 한다. 그 순간의 정서를 담백하게 담아낸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것은 주인공역을 맡아 연기도 겸한 배우이자 감독 양익준이다. 초대받은 공연에서 무대에 서려는 순간 공연이 취소되고, 황량한 갯벌 위를 거닐며 허무함을 달래는 기타리스트의 심리에 밀착했다. 특별한 기승전결이 없지만 8분 22초라는 러닝타임이 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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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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