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레토' 유태오 "한국 개봉, 칸영화제·러시아 상영보다 더 떨린다"

에디터 박경희 입력 2018. 12. 22. 12:41 수정 2018. 12. 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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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나타난 보물일까?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러시아 영화 ‘레토’에서 국민 영웅 빅토르 최를 연기한 유태오가 한국 영화계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 온 지 어느덧 10년, 빛을 보게 된 유태오의 미래는 ‘레토’(1월 3일 개봉)로부터 시작된다.

‘비트레이얼’ ‘스튜던트’ 등 러시아 현실을 비판하는 영화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됐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하 키릴 감독)이 2016년 러시아 로큰롤 영웅 빅토르 최가 담긴 ‘레토’를 제작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2000:1 경쟁률을 뚫고 빅토르 최를 연기하게 된 배우는 바로 유태오였다. 흑백 영상 속에서 유태오는 감정을 숨기고 가사로 자신의 사상을 표출하는 빅토르 최로 분해 칸영화제 호평을 받았다.

“오디션을 보고 나서 확신보다 ‘예감’이 들었어요. 기대는 컸지만 영화가 스크린에 걸릴 때까지 마음을 놓지 않았죠. 키릴 감독님이 원한 건 연기 경험있는 20대 초반 한국사람이었어요. 나이는 맞지 않지만 저를 선택해주셨죠.나중에 제 모습에서 빅트로 최의 소울이 느껴진다고 하셨어요. 영화 개봉을 앞두고 국내 관객을 만날 생각에 칸영화제 때보다 더 떨리는 것 같아요.”

빅토르 최? 한국은 물론 젊은 러시아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이다. 1980년대를 주름잡은 로큰롤 스타를 이해하고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유태오는 빅토르 최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기 위해 그의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빅토르 최 음악의 감수성을 파악하려고 했어요.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수성이었죠. 일부러 나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키릴 감독님은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연기를 중시하셨으니까요.”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슬프게 불렀더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직접적인 감정 표현보다 관객이 유추할 수 있는 연기를 원하셨어요. ‘레토’가 MTV 세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영상과 분위기를 담아냈기 때문에 저도 영화 안에 저절로 녹아들길 바랐죠.”

사진='레토' 스틸컷

유태오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한국영화도 아니고 해외영화 출연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 국민 영웅 빅토르 최를 연기하면서 러시아 관객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했다. 걱정은 기우였다.

“올해 여름에 러시아에서 먼저 개봉했어요. 러시아 사람들은 서로 칭찬을 잘 안하는 문화를 가졌어요. 나쁜 것도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죠. 그런데 영화를 보고 저한테 ‘고맙다’고 이야기를 해줬어요.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에 인정받은 기분이었죠.”

빅토르 최의 실제 연인이었던 나타샤(영화에선 이리나 스타르셴바움이 연기)가 ‘레토’ 촬영에 큰 도움이 됐다. 3~40년 전 자유분방했던 시절을 현재로 가져와 보여준다는 것에 나타샤는 두려움을 겪었지만 유태오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이 연기로 모든 걸 승화시키려고 노력했다.

“촬영 현장에 실제 나타샤가 방문했어요.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죠. ‘레토’를 찍으면서 나타샤가 두려워한 건 현시대 사람들에게 비판받는 것이었어요. 1980년대 러시아 청춘들은 순수했거든요. 자유를 갈망했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몸을 드러내고 사상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지금은 시니컬한 사회가 됐죠. 남을 비난하고 악플도 달고. 두려워하는 나타샤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를 잘해야하는 것 뿐이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레토Summer평점9.69.6점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출연
유태오, 로만 빌리크,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안톤 아다신스키, 리야 아크헤드자코바, 율리야 오그, 필리프 아브데예프, 알렌산드르 바시로프, 니키타 에프레모프
장르
로맨스/멜로
개봉
2019.01.03

사진=씨제스 제공

에디터 박경희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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