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곡성' 한국형 고딕공포의 재림, 손나은X서영희 '호러퀸' 탄생
한국식 고딕 호러 영화가 극장을 찾는다. 손나은의 첫 주연 영화로 화제를 모은 ‘여곡성’이다. 1986년 동명의 원작을 토대로 30년 만에 돌아온 이 영화가 관객을 공포의 세계로 안내하려 한다.
영화 ‘여곡성’은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몸종으로 들어온 옥분(손나은)을 중심으로 극이 이어진다. 대를 잇기 위해 데려온 몸종과 하룻밤을 지내는 대감집 자식들은 정체모를 귀신에 죽어간다. 이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이 스토리의 주를 이룬다. 특히 배경과 연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곡성’은 ‘로즈마리 베이비’ 같은 할리우드 공포 영화를 연상케 한다. 아이, 임신은 할리우드 공포 영화 주요 소재로 많이 다루었다. 귀족을 비판하는 고딕 호러를 바탕으로 ‘여곡성’도 결국 대를 못 잇게 하는 악귀의 등장이라는 것으로 결을 따라간다. 다만, 귀족과 노예가 확연히 존재한 우리의 과거를 배경을 꼬집는 점에서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영화 초반부터 옥분의 대사가 거의 없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극을 이끌어가지만 입은 떨어지지 않고 오로지 표정으로 스산한 분위기를 만든다. 첫 주연작을 하게 된 손나은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공포 분위기를 만든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연기였다.
서영희는 단연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인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재림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하는 신씨 부인 캐릭터를 내공으로 풀어냈다. 말투부터 눈빛 하나까지 섬세하기 그지없다. 홀로 치고 나가기보다는 손나은을 비롯해 다른 배우를 살려주며 시너지를 일으킨다. 박민지 또한 짧은 등장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공포의 게이지가 100%까지 있다면 60%라고 할 수 있겠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강렬한 한방을 터뜨리고 난 후 중반부까지 조금 잠잠하다. 오히려 소리와 여러 효과에 중점을 두지만 관객을 놀래킬 만한 한방이 부족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공포스러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빠르게 넘어가는 편집은 신선하다. 순간순간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곡성’은 사람을 죽이는 공포보다 분위기와 인간의 잔인한 마음에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영화로 느껴진다. 무게감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속도감있는 공포가 '여곡성을 찾는 관객에게 충분히 볼 맛을 줄 것이다.
러닝타임 94분, 15세 이상 관람가, 11월 8일 개봉
- 수상
- 2011.03.제31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외 14건
- 작품
- 여곡성(2018), 탐정: 리턴즈(2018), 탐정 : 더 비기닝(2015), 마돈나(2014), 배우는 배우다(2013), 비정한 도시(2012),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1),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2010), 청담보살(2009),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추격자(2007), 궁녀(2007),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2007), 무도리(2006), 스승의 은혜(2006), 연리지(2006),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마파도(2005), 라이어(2004), 질투는 나의 힘(2002), 클래식(2002), 돌 플레이어(2009)
- 수상
- 2013.12.MBC 방송연예대상 올해의 스타상
- 작품
- 여곡성(2018), 가문의 영광5 - 가문의 귀환(2012)
- 감독
- 유영선
- 출연
-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 최홍일, 손성윤, 이재아, 김호창, 이해나
- 장르
- 공포
- 개봉
- 2018.11.08
사진='여곡성' 스틸컷
에디터 박경희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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