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 필모그래피] 알고보면 병맛 개그의 달인! [서치]의 존 조

안성민 입력 2018. 9. 7. 17:24 수정 2018. 9. 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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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3위로 개봉한 독창적인 스릴러 [서치]가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차트를 역주행하더니 급기야 최다 상영관을 차지하고 주말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실종된 딸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데이빗 킴 역할은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존 조가 연기했다. 6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 이민 2세대 존 조가 본업인 영문학 선생님을 관두고 무명 연극배우에서 할리우드 흥행 배우가 되기까지, 가장 중요했던 작품을 꼽아봤다.

서치Searching평점8.58.5점
감독
아니시 샤간티
출연
존 조, 데브라 메싱, 죠셉 리, 미셸 라, 사라 손, 알렉스 제인 고, 메건 리우, 키아 돈 로, 도미닉 호프먼
장르
미스터리
개봉
2018.08.29

[아메리칸 파이]의 ‘밀프 가이’ 시절

영화 [아메리칸 파이]

존 조는 UC 버클리 대학  졸업 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미국의 유명 아시아인 극단 ‘이스트 웨스트 플레이어스’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1997년, 배리 레빈슨 감독의 정치 풍자 코미디 [왝더독]을 포함한 몇몇 영화의 단역을 맡으면서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는데 대략 2000년까지 조·단역에 그쳤다. 당시 맡았던 역할들은 피자 배달 청년, 꽃 배달 청년, 상점 점원 1, 조수 3, 발레파킹 청년, 나이트클럽 청소부 같은 이름 없는 역할이 반, 이름이 있는 역할 중에서는 제리 창, 보 친, 마크 차오, 더스티 웡, 우펭모, 필 쿠원, 트렁 같은 비 한국인 아시안이 반이었다.

1999년 존 조는 웨이츠 형제 감독의 최고의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아메리칸 파이]에도 단역으로 출연했다. 섹시한 엄마들에게 성적 욕망을 품는다는 의미의 은어 “MILF!”라는 말을 만들어 외치는 호색한 친구 역할이었는데, 이러한 단어 설명과 함께 “밀프! 밀프!”라고 외치는 몇마디 대사가 전부였다.

그런데, 영화 개봉 후 어느 날부터 길에서 만난 남자들이 그를 알아보고 “헤이, 밀프 가이!”라고 부르며 반가워 하기 시작했다. “밀프”는 유행어가 되었다.

‘밀프 가이’가 화제가 되면서 존은 [아메리칸 파이 2], [아메리칸 웨딩]은 물론 2012년 [아메리칸 리유니언]까지 시리즈 4편 전부에 밀프가이 역으로 등장했다. 그러면서 3편인 [아메리칸 웨딩]에서는 전에 없던 ‘이름’(존)이 부여됐고, 4편에서는 비중이 대폭 커졌다.

그리고 ‘밀프가이’의 게으르고 무책임한 동양계 괴짜 색골 청년의 이미지는 이후 존 조의 성공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평점7.67.6점
감독
폴 웨이츠
출연
제이슨 빅스, 크리스 클라인, 토마스 이안 니콜라스, 앨리슨 해니건, 에디 케이 토마스, 섀넌 엘리자베스, 타라 레이드, 숀 윌리엄 스코트, 유진 레비
장르
코미디
개봉
1999.10.02


고수들만 알아본 특급 개그감각

드라마 [오프 센터]

‘밀프가이’로 얼굴을 알리고, [아메리칸 파이2]에서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존은 웨이츠 형제가 제작한 미드 시트콤 [오프 센터]의 주연급 조연 캐릭터로 고정 캐스팅 되는 영광을 누렸다.

존이 맡은 차우 프레슬리라는 역할은 뉴욕에 사는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밀프가이처럼 게으르고 무책임한 동양계 괴짜 색골 청년 캐릭터다. 밀프가이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밀프가이는 나름 대학교도 나오고 적당히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되는 것에 비해 차우는 욕심도, 생각도 없이 사는 베트남 식당 웨이터라는 점이다.

워너브러더스의 ‘워너11’ 채널에서 방영된 [오프 센터]는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단 한 시즌만 방영되고 종영한 비운의 시트콤이다. 하지만 일부 시트콤 팬들 사이에서는 극강의 개그감과 완성도를 보였던 전설의 명작으로 통한다. 특히 존 조가 연기한 차우는 주요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코믹한 캐릭터였고, 존 조의 타이밍 완벽한 코믹 연기는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다.

병맛의 제왕이 되다.

영화 [해롤드와 쿠마 2]

지금의 할리우드 스타 존 조를 있게 한 효자 작품. 대학교 때부터 룸메이트인 두 아시아인 해롤드와 쿠마가 ‘화이트 캐슬’이라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아가는 여정을 ‘병맛 막장 코미디’로 풀어낸 영화다.

여기서는 앞서 소개한 두 작품의 무대포 괴짜 캐릭터를 인도계 배우 칼 펜이 연기한 쿠마에게 양보하고, 소심하고 성실한 동아시아인 엘리트 회사원 캐릭터를 연기했다.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추정)를 졸업하고 일류 투자회사에 근무하는 해롤드는 서양에서 ‘동아시아인’이라고 하면 먼저 떠올리는 스테레오타입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존 조가 연기한 캐릭터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런 스테레오타입이 어째서 인종차별적 편견에 불과한 지 가르쳐주기라도 하듯 디테일하고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졌다.

영화 [해롤드와 쿠마 3]

예컨대, 그가 보이는 소심함과 강박의 바탕에는 바로 그런 스테레오타입에 의한 인종차별을 미리 두려워하고, 미국 기득권 사회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동아시아인의 절박함이 깔려 있다. 그리고, 이런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역시 스테레오타입의 희생자인 인도계 천재 의대생 쿠마이고, 해롤드가 유일하게 자신의 감정(주로 짜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상대도 쿠마다.

해롤드는 스테레오타입을 강요하는 기성 질서에 순응하며 출세하고자 발버둥 치는 아시아인이고, 쿠마는 그런 편견이나 기성 질서는 엿이나 먹으라며 한치 앞도 고민하지 않고 생각 없이 자유롭고 무책임하게 살아가기를 택한 아시아인이다. 상반된 두 사람은 단지 먹고 싶은 햄버거를 먹으러 가는 길일 뿐인데, 미국 사회는 아시아계 유색인 청년이라는 소수자들에게 쉽게 그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영화는 9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2390만 달러 수입이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DVD 등 부가 판권 시장에서 더욱 성공한 덕분에 속편 [해롤드와 쿠마 2 관타나모로부터의 탈출]과 3편 [해롤드와 쿠마의 크리스마스]까지 제작됐다. 그리고 존 조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급부상했다.

해롤드와 쿠마Harold and Kumar Go to White Castle평점7.97.9점
감독
대니 레이너
출연
존 조, 칼 펜, 닐 패트릭 해리스, 앤소니 앤더슨, 프레드 윌러드, 에단 엠브리, 로버트 팅클러, 스티브 브라운, 댄 보차트
장르
코미디
개봉
2005.09.22
해롤드와 쿠마 2Harold & Kumar Escape from Guantanamo Bay평점7.57.5점
감독
존 허위츠, 헤이든 쉬로스버그
출연
존 조, 칼 펜, 롭 코드리, 잭 콘리, 로저 바트, 닐 패트릭 해리스, 대닐 해리스, 폴라 가르세스
장르
코미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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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대형 프랜차이즈 입성

영화 [스타트렉 : 비욘드]

드라마 [스타 트렉]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일본계 미국인 조지 타케이가 맡았던 배역이다. 당시 동아시아인은 하인이나 조수, 식당 종업원 정도의 역할만 맡던 시절이었으나, 정부 소속의 우주선 조타수라는, 고도의 전문 지식을 갖춘 장교로 등장하면서 당시 시청자들 사이에 화제를 넘어 충격을 전해줬던 캐릭터다.

본래 리부트 시리즈의 프로듀서이자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의 감독인 J. J. 에이브럼스는 히카루 술루 역을 오리지널 TV 시리즈에서처럼 일본인 배우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인지도 높은 일본계 미국인 배우를 찾지 못했다. 존 조의 연기력과 인지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한국계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영화 [스타트렉 : 더 비기닝]

에이브럼스 감독은 결국 고민 끝에 초대 배우인 조지 타케이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타케이는 ‘히카루 술루는 모든 아시아인을 대변하므로 일본계가 아니어도 상관 없다’고 말했고, 에이브럼스는 머지않아 존 조를 전격 캐스팅했다.

존 조는 아시아인을 스테레오타입으로만 그린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수정을 적극 요청하거나 거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그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올라간 뒤로 뻔한 아시아인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다. 쉽게 말하면, 존 조는 할리우드에서 동양 무술을 구사하는 연기를 해 본 적이 없다.

히카루 술루는 우주선을 조종할 줄 알고, 선장 및 일등항해사 부재시 선장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고도의 전투 요원으로도 활약할 수 있는 캐릭터다. 다만, 그의 주특기는 쿵푸나 가라데가 아니라 서양 무술인 펜싱이다.


스타트렉 비욘드Star Trek Beyond평점7.27.2점
감독
저스틴 린
출연
크리스 파인, 재커리 퀸토, 칼 어번, 조 샐다나, 사이먼 페그, 존 조, 안톤 옐친, 아이드리스 엘바, 소피아 부텔라
장르
액션
개봉
2016.08.17
스타트렉 다크니스Star Trek Into Darkness평점8.58.5점
감독
J.J. 에이브람스
출연
크리스 파인, 재커리 퀸토, 조 샐다나, 칼 어번, 베네딕트 컴버배치, 사이먼 페그, 안톤 옐친, 존 조, 브루스 그린우드
장르
액션
개봉
2013.05.29
스타트렉 : 더 비기닝Star Trek: The Beginning평점8.48.4점
감독
J.J. 에이브람스
출연
크리스 파인, 재커리 퀸토, 존 조, 조 샐다나, 안톤 옐친, 에릭 바나, 사이먼 페그, 위노나 라이더, 칼 어번
장르
액션
개봉
200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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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기성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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