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세월이 가도 톡톡 튀어..그는 여전히 신세대다

윤여수 기자 입력 2021. 1. 2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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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창 젊은 시절은 예뻐야 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난 아니다."

그해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스크린 데뷔했다.

윤여정은 "연기를 오래 한다고 잘 하는 건 아니다. 그러면 장인이 아니라 기술자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다시 연기를 시작하면서 내 목소리가 들리더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며 "미치겠더라"고 지난 시간을 돌이키는 그의 말에서 새롭게 꾸어가는 꿈의 한 단면이 배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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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윤여정이 잘 나가는 이유
특유의 빠른 대사 처리와 개성적인 외모 한몫
예능 '윤식당' 시리즈 통해 친근한 이미지도
"연기 장인 없다..오래 한다고 잘하는 것 아냐"
영화 ‘미나리’로 4월 아카데미상을 노리는 배우 윤여정은 1971년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화녀’로 그해 스페인 시체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작 ‘미나리’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여정.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내가 한창 젊은 시절은 예뻐야 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난 아니다.”

배우 윤여정(74)은 2018년 1월 스포츠동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쁘지 않아 “좀 다르게 해야 했다”는 그는 “타고난 게 없어 열심히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TBC 탤런트 공채 시험에 합격하면서 무대에 처음 오른 1966년 이후 55년의 세월을 그렇게 살았다는 그가 최근 세계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최근작인 미국영화 ‘미나리’로 27일 현재까지 현지 20개 영화상의 여우조연상을 받은 덕분이다. 이 같은 성과로 그의 연기 인생도 새삼 세상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1971년 영화 ‘화녀’로 스페인 시체스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쥘 만큼 재능 있는 배우였다.

“톡톡 튀는 이미지의 신세대” 윤여정은 한양대 국문과 1학년에 재학 중 연기자가 됐다. 1년 만인 1967년 드라마 ‘미스터 곰’으로 일약 ‘브라운관’의 주역이 된 그는 세련된 외모와 이미지로 시청자에 각인됐다. 영화전공자 이호걸 씨는 ‘여성영화인사전’에서 “특유의 빠른 대사와 개성적인 외모”로 “신세대 젊은 여성의 톡톡 튀는 이미지로 등장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안방극장에서 가장 강렬한 여성 캐릭터의 하나로 남은 최초의 ‘장희빈’이었다. 1970년 TBC 전속계약이 끝나자마마 MBC로 ‘스카우트’되면서 두 방송사가 그를 둘러싼 신경전을 벌일 만큼 명성을 굳힌 뒤였다. 그해 3월 조영남과 MBC 라디오 ‘청춘만세’를 함께 진행하기도 한 그는 ‘장희빈’ 포스터가 찢겨지고 “대중목욕탕에서 ‘나쁜 X’이라는 욕설과 뜨거운 물세례”(경향신문 1993년 12월2일자)를 받을 정도로 시청자 비난 속에 인기를 끌었다. 1971년이었다.

그해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스크린 데뷔했다. 남자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지닌 가정부로 등장한 윤여정은 데뷔작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대종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청룡영화상 심사위원 선우휘 작가는 “윤여정의 발전 여부가 앞으로 우리 영화의 질적 향상을 가름하는 표본이 될 것이다”고 호평했다.(조선일보 1971년 3월7일자)

“연기의 장인”을 꿈꾸며 그 사이 극단 산울림 소속으로 ‘꽃피는 체리’ 등 연극무대에서도 기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1973년 조영남과 미국으로 떠나 이듬해 결혼한 그는 한동안 카메라에서 벗어났다. 1982년 귀국, 2년 뒤 10월 MBC ‘베스트셀러극장-고깔’ 편으로 복귀한 그는 1995년 4월 SBS 아침드라마 ‘그대목소리’로 처음 노인 역을 연기했다. 이후 현재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스크린의 또 다른 주역으로 나서며 한국영화의 영역을 넓혀놓았다.

윤여정은 “연기를 오래 한다고 잘 하는 건 아니다. 그러면 장인이 아니라 기술자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기에는 장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시 연기를 시작하면서 내 목소리가 들리더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며 “미치겠더라”고 지난 시간을 돌이키는 그의 말에서 새롭게 꾸어가는 꿈의 한 단면이 배어난다.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시리즈에 이어 최근 ‘윤스테이’로 시청자와 친근감을 쌓아가는 것도 그의 꿈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보로 읽힌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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