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파 극장가에 '귀멸'·'소울' 애니메이션 훈풍

강경루 입력 2021. 1. 2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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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에 갑작스레 훈풍이 불고 있다.

디즈니·픽사 신작 '소울'과 일본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귀멸')가 관객을 영화관으로 다시금 불러모으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역할도 컸는데 2019년 방영된 '귀멸' TAV(TV 애니메이션) 26화가 왓챠·웨이브·라프텔 등에 서비스되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극장가도 '귀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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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지난해 10월 개봉한 '귀멸'
국내 예매율 40% 안팎 1위 질주
'소울' 개봉 일주일 만에 52만명
코로나 세태에 맞는 주제와 팬덤
최근 한파로 신음하던 극장가가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위)와 ‘소울’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각 배급사 제공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에 갑작스레 훈풍이 불고 있다. 열기의 발원지는 할리우드발 블록버스터 액션물이나 히어로물이 아닌 ‘애니메이션’. 디즈니·픽사 신작 ‘소울’과 일본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귀멸’)가 관객을 영화관으로 다시금 불러모으고 있는 것이다.

27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 ‘귀멸’은 지난해 일본에서 특급 흥행한 작품이다. 오니(귀신)로 변한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되돌리려 비밀조직 귀살대에 들어간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가 여러 오니와 대결하는 과정을 그렸다.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극장판에서는 무한열차 배경의 전투를 담았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는 단 2달 만에 321억2000만엔(약 3400억원)의 수입을 올리면서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실적을 개봉 단 73일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2001년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316억엔(약 3350억원)을 벌어들여 19년간 최고 히트작으로 군림했다. 개봉 100일이 훌쩍 넘은 지금도 ‘귀멸’은 일본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도 들썩이고 있다. 27일 기준 ‘귀멸’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서 40% 안팎 예매율로 줄곧 1위를 달렸다. 개봉 전인 22~24일 진행된 유료 시사회엔 관객이 1만755명이 모였다. 불과 보름 전 일일 극장 관객 수가 1만명대였다. 15세 관람가 등급에 좌석 띄어 앉기까지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20일 개봉한 ‘소울’도 만만찮다. 개봉 일주일 만에 52만여명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들을 향한 남다른 관심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두 애니메이션의 주제가 코로나19 세태와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소울’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귀여운 영혼들을 중심으로 고루하게만 느껴지는 우리 일상이 매 순간 빛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귀멸’은 통쾌하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 강한 적과 대적하며 성장하는 소년 만화 얼개 위에 ‘바람의 검심’ 같은 호쾌한 액션 활극을 덧입혀 놓아서다.

팬덤도 무시할 수 없다. ‘토이스토리’ ‘인사이드 아웃’ ‘월-E’ 등 기념비적인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선보여온 명가 픽사는 탄탄한 마니아층이 구축돼 있다. 누적 발행 부수 1억2000만부를 기록한 ‘귀멸’은 국내에서도 패러디물이 돌아다닐 정도로 인기가 높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역할도 컸는데 2019년 방영된 ‘귀멸’ TAV(TV 애니메이션) 26화가 왓챠·웨이브·라프텔 등에 서비스되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마니아층 덕분에 ‘귀멸’은 욱일기 논란도 피해 가는 듯 보인다. 제작사는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탄지로의 귀걸이 문양을 수정했는데, 주인공의 사랑이 타인을 향한다는 점에서 “우익이라는 비판은 과하다”는 의견과 “감수성의 문제”라는 주장 사이의 갑론을박도 펼쳐지고 있다.

극장가도 ‘귀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CGV는 개봉 일주일 뒤 자사 아이맥스관과 4DX에서 ‘귀멸’을 선보이기로 했고, 롯데시네마와 씨네Q도 일반관 등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다른 멀티플렉스 단독개봉 작품을 이처럼 확대 개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마땅한 기대작이 없어 신음하던 극장가가 설 대목 등을 고려해 내린 전략적 판단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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