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는 평범하다..그가 말하는 #성공 #독립영화 #옷 #코로나시대(종합)[인터뷰]

김보라 2020. 5. 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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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코로나 탓에) 요즘엔 집에서 머물며 집안일에 더 집중을 하게 됐다. (인터뷰 오기 전엔) 건조기 시간을 맞추느라 스릴 넘치는 오전을 보냈다.(웃음)”

배우 이동휘(36)가 지난해 5월 선보인 영화 ‘어린 의뢰인’(감독 장규성)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새 영화 ‘국도극장’(감독 전지희, 제공제작 명필름랩)은 사는 게 외롭고 힘든 청년 기태가 고향으로 내려가 뜻밖의 따뜻한 위로를 받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동휘는 2030세대를 대변하는 기태 역을 맡아 현실 연기를 보여줬다.

이동휘는 2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자리를 갖고 “저도 이 시나리오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 마지막 장면에 기태의 얼굴로 바뀌어져 있지 않나. 화려한 사람도 많고 버라이어티한 일들도 많지만, 저는 각자가 삶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태라는 평범한 사람도 살아간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는 전지희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꼽았다.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를 끝내고 제 자체적으로 쉬고 있을 때, 요즘처럼 집에만 있을 때였는데, 원래 출연하려던 배우가 타 작품의 스케줄로 인해 못 하게 됐다고 하더라. 그 소식을 접하고 바로 그 다음주에 그 형의 집에 놀러가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제 마음을 이끌더라. 형에게 시나리오를 주신 분에게 연락을 해서 (제작사)명필름 측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회상했다.

‘국도극장’은 이동휘가 연기한 청년 기태의 마음 변화를 따라가면 되는 이야기다. 사법고시를 패스하기 위해 대학 졸업 후 몇 년간 올인하지만, 2차에서 연이어 낙방하면서 포기한 후 고향으로 내려간다. 이동휘는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라는 걸 말하고 싶다는 시점에 만난 시나리오라 반가웠다”고 말했다. 

“세상에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소소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극적인 순간이 없어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었다. 저 역시 그런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제 일상에서도 버라이어티 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으니. 기태는 평소 저 역시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고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서 꼭 하고 싶었다.”

2013년 영화 ‘남쪽으로 튀어’(감독 임순례)로 데뷔해 여러 작품의 단역 및 조연으로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5년 첫 방송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성공의 기준에 대해 “이 작품을 하면서 제 스스로 성공에 대한 기준이 있는지 자문했다”라며 “그동안 저는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국도극장’을 하면서 행복했고, 제 나름대로 성공에 대한 기준이 달라진 거 같다”고 털어놨다.

이동휘의 독립영화 사랑은 남다르다. 보통의 젊은 배우들이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나면 많은 예산이 들어간 작품을 선택하기 마련인데, 그는 독립 장단편 및 상업영화를 가리지않고 출연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동휘는 “저는 아직까지 안 해본 게 많아서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작품의 규모와 상관없이 임하고 싶다”며 “‘국도극장’을 하면서 느꼈던 게 이한위 선생님에게 ‘행복하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것도 좋은데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다는 말을 하기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선생님 정도의 위치에 가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싶다. 매년 단편영화를 찍고 있는데 저는 더 활발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편영화는 회차도 많지 않아서 하기 쉽다. 스케줄적으로 문제 되는 게 없다. 선배님들 중에 촬영을 안 할 때 무대에 서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 같은 경우는 단편영화 선택이 그런 행보와 같다. 단편영화로 연마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며 “저는 영화는 똑같다고 생각한다. 상업영화, 독립영화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를 굳이 나누지 않는 거다. 제 안에 (상업-독립이라는)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동휘는 ‘국도극장’을 하면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큰 행복을 느꼈다고. “시나리오를 읽고 제가 느꼈던 감정을 연기로 표현하면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 저는 전지희 감독님의 시나리오만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실제로 기태를 연기 해보니 그 과정에서 오는 기쁨이 컸다. 감독님과의 호흡도 좋았고. 감독님이 소설처럼 썼다고 생각하는데, 직접 쓴 분과 소통하면서 연기를 하니 수월했다”고 말했다.

밝은 이미지를 가진 이동휘는 열패감에 젖은 기태를 소화하며 다른 얼굴을 꺼내 보였다. “인간에게 누구나 외로움이 있고 어두운 부분도 있지 않나. 제가 외동으로 자라서 어릴 때부터 느꼈던 부분을 꺼내 기태와 접목시켰다”며 “사람마다 슬픔을 해소하는 방법이 있지만, 제가 보기에 기태는 혼자 있어도 어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기태는 전라도가 고향인 캐릭터라 촬영을 앞둔 이동휘는 이한위에게 사투리를 배웠다고 한다. “이한위 선배님에게 스파르타로 배웠다. 제가 선배님 집 앞으로 찾아가기도 하고. 선배님이 토박이 사투리, 서울말이 약간 섞인 사투리 등 다양한 버전으로 알려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캐릭터를 소화한 과정을 전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콜’(감독 이충현)까지 합치면 지금껏 출연한 영화만 25편이라고 하니 한눈팔지 않고 묵묵히 연기에만 매진했다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요즘엔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일에 대한 성취도보다 중요한 건, 제 정신과 육체 건강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일(코로나19)이 생기니까 올 상반기엔 작품을 거의 안 했다. 집에 있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주변 사람, 가족, 친구들이 다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동휘는 이날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느냐’는 물음에 “옷을 좋아해서 옷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옷과 그 옷이 만나면 굉장히 조화롭겠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다”며 “제가 뭔가 갖게 되면, 가령 텀블러나 스카프, 하나에 만족을 못 하고 여러 가지 종류를 모으기 위해 돌아다닌다. 비싼 가게에 가서 비싼 걸 사기보다 빈티지샵에 주로 간다.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못 나가지만 해외에 가서 사는 걸 좋아한다. 요즘엔 주로 집에 있으니 운동화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어디에 팔 것은 아니다.(웃음)”고 말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명필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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