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신은 금연초로" 이동휘 '국도극장'서 보인 맨얼굴(종합)[EN:인터뷰]
[뉴스엔 배효주 기자]
"누구나 각자 인생의 주인공‥경쟁하는 삶 잠시라도 내려놓길."
영화 '국도극장'(감독 전지희)에 출연한 이동휘는 5월 29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애정, 작품에 임하는 자세 등을 전했다.
이날 극장과 VOD를 통해 동시 공개된 '국도극장'은 명필름랩 3기 연출 전공 전지희 감독의 데뷔작이자 명필름랩이 선보이는 다섯 번째 영화다. 사는 게 외롭고 힘든 청년 기태(이동휘)가 고향으로 내려가 뜻밖의 따뜻한 위로를 받는 이야기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에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상, TV5MONDE상, JJFC상, 푸르모디티상을 휩쓸면서 개봉 전부터 화제작에 등극했다.
이날 이동휘는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이 끌려 명필름 측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국도극장'은 화려한 사건 없는 정적인 작품이다. 이동휘는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을 통해 함께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극적인 상황이 없더라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기하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제게도 늘 버라이어티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소소한 삶 또한 영화의 한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 출연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극장과 VOD 동시 개봉이라는 이례적인 선택을 하게 된 '국도극장'. 이동휘는 "어떤 기분으로 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관객들이 안전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 좋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지점도 확실히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동휘가 연기한 '기태'는 실제 그와 많이 닮아있다고. 이동휘는 "기태는 찌그러져있는 듯한 인물"이라며 "실제로 오른쪽 어깨가 좀 처진 편이다. 무거운 가방을 오른쪽으로 메고 다녀서다. 평소엔 모니터를 하며 균형이 맞도록 신경쓰는 편인데, '국도극장'에서는 그러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또 "기태처럼 집에선 말을 많이 안 한다. 쾌활한 성격은 아니다. 근심 걱정 많은 모습도 기태와 맞닿아있다"고 전했다.
극중 기태에겐 유쾌함이라곤 없다. 이동휘는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제게 내재돼있던 외로움을 극대화시켰다"며 "실제 외동아들인데다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제 안에 있던 외로움을 꺼내서 기태와 접목시켰다"고 설명했다.
"기태는 혼자 있어도 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캐릭터 분석한 이동휘는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이 정말 아팠다. 연기하는 동안 기태에게 젖어들어있었던 것 같다"며 깊은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헤비스모커인 기태와 달리 실제 이동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때문에 영화 속 흡연신은 모두 금연초를 사용했다.
이동휘는 "담배를 돈 주고 사서 피워본 게 7년 전"이라며 "그동안 역할이나 콘셉트 때문에 피운 적도 있기 때문에 아예 금연했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그래서 그런지 담배를 피우는 극중 내 모습이 굉장히 숙연하고 어색하게 보이더라"며 머쓱해했다.
연예계서 소문난 패셔니스타이기도 한 그는 "스트레스 해소는 패션으로 하는 편"이라며 "옷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싼 것보다 빈티지 샵이 더 좋다"고 소박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영화 '극한직업'이 '대박'나면서 1600만 배우로 거듭난 그다. 하지만 이동휘는 "저 아닌 동료 배우들이 이끌어준 덕"이라며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작품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임하고 싶다"는 작품관을 전했다.
이동휘는 "'국도극장'을 통해 연기하는 게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며 "아직 해보지 않은 역할들이 워낙 많아 꾸준히 도전하고 싶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도극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 소소한 위로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한 그는 "영화 말미 국도극장의 간판 그림이 기태의 얼굴로 바뀐다"며 "누구나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주인공이다. 너무 쫓기고 경쟁하며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편안함을 전하는 작품이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사진=명필름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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