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S] "숭고한 희생정신"..'장사리' 김명민→메간폭스 묻혀진 역사 알린다(종합)
21일 서울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곽경택·김태훈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곽경택·김태훈 감독과 함께 김명민·김성철·김인권·곽시양·장지건·이재욱·이호정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가 참석했다. 최민호는 군 복무 중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김명민은 "장사리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지만 상세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처음에 자료를 수집해보려 했는데 많은 정보를 얻지 못했다. 워낙 극비리에 진행된 작전이었고, 그대로 비밀 속에 묻혀버린 것 같다. '장사상륙작전이 없었다면 이 나라에서 잘 지낼 수 있었을까'라는 마음이 들더라. 면밀히 살펴보면 어마어마한 공이다. 혹자는 실패한 작전이라고도 하는데 영화에서 나는 '성공한 작전이었다'고 말한다. 69년전 내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 목숨바쳐 싸웠던 그 장소에서 가슴 뭉클하게 촬영했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어 "내가 연기한 캐릭터의 실존 모델 이대흠 대위의 정보도 많이 얻을 수는 없었다. 평생을 학도병들의 신분증이라 할 수 있는 군번줄을 찾아주고, 전달하는데 애쓰셨다고 하더라"며 "이러한 중요한 전투와 숭고한 희생정신이 기억 속에 묻혀졌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나에게는 여러모로 매력으로 다가왔던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김인권은 류태석의 소품으로 수통을 꼽으며 "단기간 내에 벌어지는 일이고, 기밀 작전이었기 때문에 학도병들은 수통이 있어도 물을 많이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일등상사라 유도리가 있었다. 물도 담고 물 이외의 것도 담았다. 학도병들이 지치거나 할 때 물 한 모금을 선사할 수 있었던 온정의 수통이다"고 설명했다.
곽시양은 손목시계를 언급하며 "박찬년은 이상적인 군인, FM적인 군인이다. 선배 말 잘 따르고, 듬직하고, 후배들을 이끄는 모습들이 시계에 비추어서 이야기를 하자면 시간을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작전 침투에 있어서 명석한 두뇌로 시간·공간을 생각하면서 계획을 펼치는 모습들이 역할에 있어서는 딱 맞는 소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성철은 "기하륜은 반항미가 넘치는 친구라 다른 학생들이 모자를 똑바로 쓴다면 항상 삐딱하게 쓰는 스타일이었다. 각도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맞췄다"며 "극중 최민호와 대립각에 있는 인물이기도 한데, 촬영하면서 놀리기도 하고 실제로 싸우기도 했다. 함께 구르고 애써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모든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여성임을 숨긴 채 입대하는 문종녀 역이 이호정은 "대가 끊기면 안되니까 오빠를 대신해 입대하고 싸우는 인물이다. 계속 여자임을 숨겨야 했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순간들을 많이 표현해야 했다. 아찔한 순간 속 부상을 입어 붕대를 칭칭 감고 있기도 하다"고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장지건은 "국만득은 전투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음식이다. 4일밖에 안되는 전투지만 4일 식량으로 버티기에는 부족했다. 때문에 학도병들은 항상 배가 고팠고, 국만득은 '잘 먹어야 잘 지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바닷물로 지은 쓴 밥도 묵묵하게 잘 먹는 캐릭터다"고 귀띔했다.
20일 내한, 이날 제작보고회에 등장한 메간 폭스는 "내가 그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작업을 해본적이 없었다. 엄청난 CG를 필요로 하거나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이 대다수였다"며 "그에 비해 이번 영화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감정으로 임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영화에서 다뤄지는 사건은 한국에 있어 굉장히 아프고 중요한 역사다. 놀라운 희생이 있었던 실회다"며 "촬영내내 곽경택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제작진들이 느끼고 계시는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역사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역시 자연스럽게 그 마음에 녹아들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알아야 하는 알려야 하는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곽경택 감독님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는 메간 폭스는 "두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서 한국의 영화 만드는 방식에 특별한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에서는 촬영과 동시에 편집이 이뤄지더라. 나는 다음 신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데, 옆에서는 방금 전 촬영한 장면을 편집하고 있었다. 그건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영화 제작 방식이라고 생각했다"고 첫 한국영화 촬영을 경험한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또 "이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며 "한국에 올 때마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괴물(봉준호 감독)'이다. 한국과 한국영화를 좋아하는만큼 앞으로도 한국에서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심어린 속내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곽경택 감독은 실제 역사를 소재로 스케일 큰 전쟁 영화를 탄생시키기까지 가장 중점을 두고 고민한 부분에 대해 "감독 입장에서는 새로운 샷이나 나름의 영화적인 문법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전쟁을 다루는 만큼 스케일이 큰 작품에서는 더욱 그렇다"며 "초반에는 김태훈 감독, 촬영 감독과 '어떤 멋진 샷들을 구성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스타일보다는 현실감으로 가자'고 결정했다. 어떤 한 샷을 공들이기 보다는 현실 상황에 놓인 것처럼 배우들을 풀어놓고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다큐멘터리처럼 찍어내는 것을 택했다"고 밝혀 그 진정성을 확인케 했다.
대한민국 대표 스토리텔러 곽경택 감독과 비주얼리스트 김태훈 감독이 더블 메가폰을 잡아 더욱 기대를 모으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내달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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