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수상, 설레발 아니다..해외평 들여다 봤더니

김지혜 기자 2019. 5. 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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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김지혜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첫 상영된 가운데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생충'은 21일 밤 10시(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전체 2,300석의 좌석이 모두 들어찬 가운데 관객들은 130분간 펼쳐진 봉준호의 영화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상영을 마친 후 8분간의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립박수는 칸상영작에 대한 관례인 만큼 이를 근거로 호평 지수를 판단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영화 관계자들의 평가다. 상영 후 시시각각 쏟아지고 있는 해외 매체의 평가와 평론가들의 리뷰를 보면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이 으레 있었던 설레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먼저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쥰은 "'기생충'은 올해 초청작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올해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모두 21편이다. 칸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전례가 있는 거장의 작품만 5편이다. 그 가운데 '기생충'에 대한 편애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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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배급을 결정한 전 세계 배급사들 역시 다채로운 호평을 쏟아냈다. 북미 배급을 결정한 네온(Neon)은 "보편적이고 깊은 메시지를 지녔다"며, "매우 재미있고 자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영화"라는 찬사를 보냈다. 폴란드 배급사 구텍 필름(Gutek Film) 관계자는 "역시 거장다운 아슬아슬한 영화적 줄타기"라며,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강렬한 스릴러가 잘 조화된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평하는 한편 "칸 영화제에서 이렇게 많이 웃기고 긴장시키는 영화는 오랜만이다"라고 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 배급을 맡은 매드맨(Madman)은 "'기생충'은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은 풍자이자 환상적인 영상미와 대담한 미장센, 배우들에 대한 최고의 디렉팅이 담겨진 봉준호 감독의 또 하나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전했다.

해외 언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프랑스 르몽드는 "현실에 대한 발언을 담은 영화를 만드는 필름메이커인 봉준호. 그 특유의 다양한 면을 지닌 천재성에 충실하면서도 '가족영화'의 전통에 자신을 적응시켰다"라고 평했으며, 미국의 할리우드 리포터는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다. 2003년 '살인의 추억'이래 봉준호 감독의 가장 성숙한,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발언이다"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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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당신의 피부 아래로 파고들어와 이빨을 박아 넣는 영화"라고 평했으며,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활력 있고 타이트하게 조율된 코미디인 '기생충'은 무척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철저한 완성도를 가진 스토리로, 정점으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을 보게 한다"라는 리뷰를 남겼다.

BBC는 "봉준호의 '기생충'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부족했던 모든 것이다. 촘촘하고 오락적이며, 완벽한 페이스를 보여준다. '기생충'을 보며 당신은 웃을 것이고, 비명을 지르고, 박수를 치고 손톱을 물어뜯게 될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더 가디언은 "봉준호가 호화로운 볼거리와 풍자적인 서스펜스 드라마로 칸에 귀환했다"고 호평했다.

미국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영화 중 최고다. 전작들을 모두 합쳐 자본주의 사회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에 관한,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인,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아플 정도로 희비가 엇갈리는 한 꾸러미로 보여준다. '기생충'의 가장 좋은 점은 우리가 더 이상 봉준호의 작품을 기존에 있던 분류 체계에 껴 맞추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허용해 준다는 점이다.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버라이어티는 "단일 카테고리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들로 유명한 이 장르 변주의 신은 코미디, 호러, 드라마, 사회적 발언, 크리처 영화, 살인 미스터리, 채식주의의 성명서와 같이 장르의 계단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밟아왔다. '기생충' 또한 이 리스트의 절반 이상에 해당할 구간을 오간다. 하지만 우리가 보아왔던 그 어떤 전작보다, 웃음은 더 어두워졌고, 분노의 목소리는 더 사나워졌으며 울음은 더 절망적이다. 봉준호가 돌아왔다. 가장 뛰어난 형태로"라고 정성스러운 리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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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생충' 공식 상영회를 찾은 베니스 영화제 엘레나 폴라키(Elena Pollacchi) 프로그래머는 "봉준호 감독의 정점을 찍은 작품으로 그만의 세계관 안에서 예상치 못한 것을 보여준다"며 "'괴물'과 '설국열차'에 무언가 새로운 게 더해진 듯한 느낌. 영화를 보는 내내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영화였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인간애와 유머,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그런 면에서 '기생충'은 여전하고 확실하게 봉준호다운 영화이면서, 또 한층 새롭게 진화한 봉준호만의 세계를 보여준다.

칸영화제 수상 결과는 폐막식이 열리는 25일 공개되며, '기생충'의 국내 개봉은 오는 5월 30일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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