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들은 왜 신인 여배우를 주연으로 세울까?

안진용 기자 2018. 6. 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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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그래피가 전무한 신인 여배우에게 장편 상업 영화의 주인공으로 맡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한 중견 영화 제작자는 "신인 여배우를 발탁할 때는 연기력보다 주어진 캐릭터와 이미지가 부합하는 지 먼저 보는 편"이라며 "앞서 김고은, 김태리처럼 성공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투자배급사들도 신인 여배우를 기용하겠다는 감독의 선택을 믿고 맡기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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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 다양성 위해 과감 시도

연기력보다 캐릭터 부합성 봐

1500:1 경쟁률 뚫은 김다미

‘버닝’ 전종서 등 잇따라 등장

‘여배우 기근’ 충무로에 단비

필모그래피가 전무한 신인 여배우에게 장편 상업 영화의 주인공으로 맡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여배우 기근 현상에 허덕이던 충무로에 단비 같은 소식이자 스타에 기대는 성공공식을 파괴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19일, ‘신세계’, ‘대호’ 등으로 유명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그동안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등 굵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남성형 누아르 영화를 선보였던 박 감독이 처음으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라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영화가 끝난 뒤 주인공 자윤 역을 맡은 신인 배우 김다미(왼쪽 사진)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20대 초반인 그는 극 중에서는 10대 여고생의 감성과 더불어 강도 높은 액션과 반전 연기까지 선보이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김다미에 앞서 비슷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12년작인 ‘은교’의 김고은이 시작이었다. 이후 ‘인간중독’의 임지연, ‘아가씨’의 김태리,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버닝’의 전종서(오른쪽) 등 이전 행보를 알 수 없던 신인들이 주인공으로 깜짝 발탁돼 평단과 대중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신인 여배우들을 활용한 과감한 시도는 충무로가 장르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한국 영화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티켓파워 강한 배우들을 동시에 섭외하는 멀티 캐스팅이 보편화됐고, 몇몇 특정 배우들에게 시나리오가 몰렸다. 상대적으로 티켓파워가 약했던 여배우들의 설 자리는 좁았다.

게다가 대외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일부 주연급 여배우들은 안정적 선택을 추구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강도높은 액션과 파격적인 노출 등을 소화해야 하는 역할은 신인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1500:1의 경쟁률을 뚫은 김다미에 대해 박 감독은 “촬영 준비해야 하는데 배우가 없어 되게 초조했다. 결국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나 싶었는데 김다미가 오디션을 보러 왔고,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기용하는 것은 촬영 시간이 충분한 영화 촬영 현장에서만 가능하다. 연기와 역할에 대해 감독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반복촬영을 통해 빈틈을 메운다. 편집 및 후반 작업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한 중견 영화 제작자는 “신인 여배우를 발탁할 때는 연기력보다 주어진 캐릭터와 이미지가 부합하는 지 먼저 보는 편”이라며 “앞서 김고은, 김태리처럼 성공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투자배급사들도 신인 여배우를 기용하겠다는 감독의 선택을 믿고 맡기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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