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축복일까, 멍에일까
[오마이뉴스 이학후 기자]
헤디 라머의 빼어난 미모는 분명 신이 내린 축복이었다. 한편으론 그녀를 평생 편견과 관습으로 옭아매는 멍에이기도 했다. 당시에도, 지금도, 대부분 사람들은 헤디 라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기억할 뿐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MGM 영화사의 설립자 루이 B.메이어와 손잡고 영화에 출연하여 큰 성공을 거둔다. 1950년대 이후 그녀의 인기는 하락했다. 결혼과 이혼을 여섯 번씩 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데 실패했다. 말년에는 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채 약물과 성형 중독에 시달렸다.
<밤쉘>은 배우이자 발명가인 헤디 라머의 삶을 온전히 복원하고자 그녀가 출연한 영화, 찍었던 사진, 가정에서 찍은 홈 비디오, 언론 기사 등을 광범위하게 활용한다. 배우와 발명가였던 헤디 라머의 두 얼굴을 조명하기 위해 여러 인물을 만난다. 헤디 라머의 가족과 친구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헤디 라머에 관한 책을 쓴 저자, 영화감독, 영화배우, 영화 관련 학자, 역사학자, 군사 전문가, 통신 보안 전문가 등의 의견도 듣는다.
그러나 헤디 라머는 '주파수 도약' 기술을 만든 업적을 오랜 기간 인정받질 못했다. 발명 성과를 부당하게 무시당하고 도리어 특허권마저 빼앗겼던 헤디 라머는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밀스타 상을 받는 등 '인류의 복지에 기여한 사람'으로 정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구글은 2015년 '헤디 라머 탄생 101주년'을 기념한 헌정 영상을 발표하며 다양한 무선 통신 기술을 탄생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업적에 존경을 표시했다.
연출을 맡은 알렉산드라 딘 감독은 "우리는 모두 특별한 불꽃을 가지고 있다. 헤디 라머의 삶을 통해 관객들이 저마다의 불꽃을 찾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헤디 라머의 불꽃이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헤디 라머는 섹시한 매력을 가진 여성(bombshell) 배우였고, 깜짝 놀랄 만한 소식(bombshell)을 준 발명가다. 그녀가 인류를 위해 배우와 발명가로 남긴 발자취는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듣겠다'더니... "윤 대통령이 85% 말했다"
- 누구인지 모를 이들이 우리 집에 다녀갔다
- 72시간 농성 조희연 "학생인권조례 폐지, 윤석열·이주호 책임"
- 총선 다음날 "류희림 고발사주 수사 진행중" 문자보낸 경찰, 왜?
- 돈 많은 죄... 평생 모은 것 다 주고도 남편은 살리지 못했다
- "학생 30명에 오렌지 12조각뿐"... 대전 1호 학교돌봄터 부실 운영
- 이훈기 "가장 시급한 건 방송3법 재입법"
- '좌파의 가면' 기사, 야3당 언론중재위 제소
- "참 부끄러운 일"... '범죄도시4' 상영점유율 82%, 역대급
- 돌고 돌아 '황우여' 비대위 택한 국힘... 전당대회 룰 어떻게?